문대통령, 박승춘 보훈처장 사표 즉각 수리… 왜?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박승춘 보훈처장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최장수 기관장 타이틀을 마무리하게 됐다.
윤영찬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처장의 사표를 수리한 것의 의미를 놓고 " 박 처장 관련해서는 여러 번 언론에서도 논란이 된 적도 있어서 새 정부 국정 방향이나 철학과는 맞지 않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수리했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임명된 박 전 처장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유임됐으며 5ㆍ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아닌 합창 방식을 고집했다는 등의 이유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에서 사퇴 공세를 받아왔다. 5ㆍ18 기념일은 1997년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방식이었지만 2009년부터 합창으로 바뀌었다. 그 이후 5월만 되면 '합창'이냐 '제창'이냐를 놓고 8년째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야3당이 박처장에 대한 해임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해임 결의안에 참여한 의원 숫자는 과반을 웃도는 163인이다. 당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 이정미 정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사무처에 박 처장 해임 촉구 결의안을 공동제출했다. 야3당은 결의안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박 처장을 해임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박 처장의 해임 촉구 사유로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시민을 잔인하게 유혈 진압한 제11공수특전여단을 올해 6ㆍ25전쟁 기념 광주 시가행진에 투입하는 행사를 기획ㆍ추진함으로써 계엄군에 맞서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목숨으로 수호한 광주시민을 우롱하고, 군사독재에 항거한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비하하는 국민 모욕적인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놓고 국가보훈처가 5ㆍ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또는 합창 여부 결정을 위한 외부의견 청취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8년째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을 놓고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주관하는 내부회의에서 결정함으로써 사실상 박 처장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것이다.
재직기간 내내 끊임없는 논란을 일으켰던 박 처장은 육사 27기 출신이다. 박 처장은 취임하자마자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을 찬양하고 반유신 민주화 운동을 종북 활동으로 폄하한 DVD 동영상을 배포해 물의를 빚었다. 또 같은 해 8월 감사원 감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호실장이었던 안현태씨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2014년 국정감사에서는 '서면보고 대신 구두보고'를 고집하다 회의를 중단시키는 한편, 국회 정무위원장실에서 탁자를 내리치고 고함을 질러 물의를 일으켰다. 하지만 2011년 이명박 정부에 임명돼 5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현정부 최장수 기관장으로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비선실세의 역할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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