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보회의서 "농협, 농민 품으로 되돌려야"
신속한 지배구조·내부통제 개혁 당부
농협법 개정안 국회 논의 중…
농촌대전환 6대 과제 보고도 진행

이재명 대통령은 농협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와 일부 임직원 비리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며 조합원 직선제 등 농협 지배구조 개혁에 속도를 내라고 지시했다. 고령화와 기후위기, 청년층 유출로 농촌 소멸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농촌·농업 대전환을 추진하려면 농업의 근간을 지탱하는 농협부터 정상화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수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출처: 청와대)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수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 출처: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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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농촌과 농업의 대전환은 우리 농업 곳곳에 자리한 구조적 병폐를 바로잡는 데에서 먼저 출발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농협 정상화를 핵심 과제로 꼽았다. 불투명한 의사결정 구조, 일부 임직원 비리 때문에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게 이 대통령의 판단이다. 이에 이 대통령은 "농협은 농민의 권익을 지키고 농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막중한 책무를 갖고 있지만 현실은 좀 그렇지 못하다"면서 "농민의 땀과 헌신으로 만들어진 농협을 한시라도 빨리 농민 품으로 온전하게 되돌려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협 개혁의 방향으로 조합원 주권과 민주적 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 "조합원 주권이라는 관점에서 지배구조를 조속하게 개선하고 민주적 통제 강화 등 정상화 조치 역시 신속하게 완수해야 한다"며 "농협이 농업 발전, 농민 삶의 질 향상에 앞장서는 진짜 농협으로 확실히 거듭날 수 있도록 조합원 직선제와 같은 관련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국회에서는 농협중앙회장 선출 방식과 감사 기능 개편을 둘러싼 농업협동조합법 개정 논의가 진행 중이다. 지난 1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위에서는 농협중앙회장 직선제와 정부 감독권 확대 등을 골자로 한 농협법 개정안 입법 공청회가 열렸고, 찬성 측은 농협 지배구조와 내부통제 장치의 정상화를 강조한 반면 반대 측은 법적 안정성과 농협 자율성 훼손 우려를 제기했다.

현재 국회에는 농협 개혁 방향을 달리하는 복수의 개정안이 올라와 있다.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안은 전 조합원이 농협중앙회장을 직접 뽑는 직선제와 범농협 통합 감사기구 설치를 핵심으로 하고, 문금주 민주당 의원안은 조합장·조합원으로 구성된 회장선출기구와 조합감사위원회 전문성 강화를 담았다.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안은 중앙회장 선거제도 개편보다 독립이사 도입, 인사·감사 객관성 확보, 선거 관련 위법행위 엄정 대응 등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입법 과정은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전국 농·축협 조합장들은 직선제 도입 시 중앙회장 선거의 정치화와 과도한 비용 발생, 농협감사위원회 설치에 따른 자율성 침해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당초 정부·여당은 6·3 지방선거 전 입법 완료를 추진했지만, 공청회 일정이 밀리면서 선거 전 처리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날 회의에서는 농촌·농업 대전환을 위한 정책 보고도 이어졌다. 경제수석실은 농지 세제·부담금 정상화, 시장개방에 대응한 농업 분야 상생 기반 구축, 국민주권정부의 쌀 정책 방향, 수산업 생산구조 개선 방안, 농수산업 인력 안정 공급 및 노동환경 개선,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차세대 농수산업 대전환 등 6건의 과제를 보고했다.


이 대통령은 농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정책 수단도 총동원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농어촌기본소득 시행 지역에서 소비와 창업이 늘고 일부 지역에서는 인구 증가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며, 효과가 확인된 농어촌기본소득과 햇빛소득을 확대해 농촌 대전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업의 첨단화와 유통구조 개선도 과제로 제시됐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과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팜 확산을 위해 정책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농산물 유통개선 속도를 높이라고 지시했다.


쌀 정책 보고 과정에서는 올해 말 시행 예정인 유전자변형식품(GMO) 완전표시제가 국민에게 충분히 알려질 수 있도록 사전 준비를 꼼꼼히 하라고 주문했다. 또 수산업 생산구조 개선 보고에서는 어선 노후화와 과다 여부를 수치로 확인했고, 농수산업 인력 안정 공급 보고 뒤에는 외국인 노동자 현황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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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농작물 가격이 폭락하거나 폭등하는 문제와 관련해 농가의 수급 예측 관리 방안도 물었다. 이어 단순 통계를 넘어선 데이터 관리가 현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여권 관계자는 "농협 혁신을 농촌·농업 대전환의 출발점으로 삼는 동시에 농지·쌀·수산업·인력·AI 데이터 관리까지 농수산업 전반의 구조개혁을 병행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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