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해줬잖아"로 끝나는 항공편 취소…숙박·렌터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 몫
항공편 취소 통보에도 별도 배상 어려워
파생 손실 보상은 여전히 사각지대
유류할증료 최고 수준에 항공권 부담 가중
소비자원 상담·피해구제 문의 증가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은 가운데 항공사들의 노선 감편이 잇따르면서 소비자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LCC를 중심으로 동남아 등 수익성이 낮은 노선 운항이 줄어들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혼여행 항공편이 사라졌다", "두 달 남기고 취소 통보를 받았다"는 불만이 확산하고 있다. 항공사 사유로 항공편이 취소돼도 대체 편 제공이나 환불 외 별도 보상이 제한적이어서 숙소·렌터카 위약금 등 파생 피해는 소비자가 떠안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연합뉴스는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항공사들이 수익성이 낮은 노선을 중심으로 운항을 줄이면서 항공권 변경·취소 피해를 호소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관련 팩트 체크를 진행했다.
최근 저비용항공사, 이른바 LCC를 중심으로 동남아 등 단거리 국제선 감편이 이어지면서 여름휴가와 신혼여행을 앞둔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항공편이 갑자기 취소됐다는 피해 사례가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다. 한 이용자는 "신혼여행을 위해 인천~파리 항공권을 예매했는데 출발 두 달을 남기고 운항 취소 문자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돌아오는 항공편까지 취소될까 걱정된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비슷한 사례도 이어졌다. "귀국편이 취소됐는데 한 달 일정이라 전체 여행을 취소하기도 어렵다", "예약 당시 왕복 항공권 가격이 지금은 편도 가격 수준이 됐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항공편이 취소되면 환불은 가능하지만, 같은 일정의 대체 항공권을 새로 구하려면 훨씬 비싼 가격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유류할증료 역대급 인상…미주·유럽 노선은 왕복 100만원 육박
이번 항공권 불안의 배경에는 급등한 항공유 가격과 유류할증료가 있다. 유류할증료는 전전달 16일부터 전월 15일까지 싱가포르 항공유의 한 달 평균값을 토대로 단계를 매기는데, 1갤런당 470센트 이상일 때 가장 높은 33단계가 적용된다. 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최고 단계인 33단계가 적용됐다. 일부 미주·유럽 장거리 노선의 경우 왕복 유류할증료만 100만원에 육박하거나 이를 넘는 사례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유류할증료 부담이 커지자 항공사들은 비용 압박을 줄이기 위해 일부 노선 운항을 축소하고 있다. 특히 항공유 가격 변동에 취약한 LCC들이 동남아 등 수익성이 낮은 노선부터 감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유류할증료 부담이 커지자 항공사들은 비용 압박을 줄이기 위해 일부 노선 운항을 축소하고 있다. 특히 항공유 가격 변동에 취약한 LCC들이 동남아 등 수익성이 낮은 노선부터 감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중동 정세 불안 이후 LCC를 중심으로 왕복 기준 1000편 가까운 운항 편수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전체 항공편 대비 감편 비중은 아직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항공사의 경우 5~6월 두 달간 국제선 일부 편을 줄였지만, 전체 국제선 운항 편수 대비 비중은 4% 수준으로 알려졌다. 항공사가 20% 이상 감편할 경우 운수권과 슬롯 회수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해당 수준에 도달한 항공사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감편은 주로 수요가 줄거나 비용 부담이 큰 노선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최근 동남아 노선이 주요 감축 대상이다. 특히 일부 베트남 노선은 현지 급유 비용 부담이 커 항공사들이 먼저 운항 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본과 중국 노선은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해 감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 노선의 경우 여행 수요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항공사들이 쉽게 줄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부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동남아 항공편이 불안해 일본이나 중국으로 여행지를 바꿔야 할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항공사는 수수료 받는데, 취소 땐 '환불·1회 변경'이 전부?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반발하는 부분은 보상 문제다. 여행객이 항공권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때는 위약금과 수수료가 부과되지만, 항공사 사유로 항공편이 취소되는 경우에는 대체 편 제공이나 1회 무료 변경·취소 외 별도 보상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항공편 취소로 인해 숙소, 렌터카, 현지 투어 예약에 위약금이 발생해도 항공사가 이를 보상해야 하는 명확한 의무는 제한적이다. 항공권 환불로 끝나는 구조 속에서 파생 손실은 대부분 소비자가 떠안는 셈이다.
소비자들이 가장 크게 반발하는 부분은 보상 문제다. 여행객이 항공권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때는 위약금과 수수료가 부과되지만, 항공사 사유로 항공편이 취소되는 경우에는 대체편 제공이나 1회 무료 변경·취소 외 별도 보상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강진형 기자
원본보기 아이콘일부 항공사 측은 유가 급등과 중동 전쟁 등을 이유로 운항 취소가 불가항력적 상황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운항을 항공사의 경영상 판단으로 보는 분위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쟁이 원인이기는 하지만 유가 상승을 이유로 비운항하는 것은 항공사 경영상의 문제"라며 "유류 공급이 완전히 제한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불가항력이 인정될 경우 항공사는 대체 교통편이나 숙박비 등 승객이 별도로 부담한 비용에 대한 배상 책임을 제한받을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항공권 환불이나 변경, 기본적인 대체 편 제공 의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국토부는 항공사들이 고객이 예약한 시간대와 최대한 가까운 대체 편을 제공하도록 독려하고, 환불을 원하는 승객에게는 절차가 지연되지 않도록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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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해 3~4월 항공권 취소·변경 관련 상담은 349건으로, 2024년 같은 기간보다 56.5%, 2025년 같은 기간보다 13.7% 증가했다. 소비자원은 대체 편이 마련되지 않거나 환불 절차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상담 후 필요시 피해구제 절차를 밟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항공편 취소 통보받았다면 취소 사유 확인과 영수증 보관해야
만약 항공편 취소 통보를 받았다면 먼저 항공사에 정확한 취소 사유를 확인해야 한다. 대체 편이나 환불 안내가 충분하지 않다면 소비자가 직접 요구할 수 있다. 또 항공편 취소로 인해 숙박, 교통, 현지 일정 등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면 관련 영수증과 증빙 자료를 보관하는 것이 좋다.
여행자보험에 가입했다면 항공편 결항·지연 보장 특약이 포함돼 있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장거리나 성수기 여행의 경우 대체 편 확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형항공사를 고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현행 구조에서는 항공권 환불 외 숙소 위약금, 렌터카 취소 수수료, 현지 투어 손실 등은 대부분 소비자가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유류할증료 부담과 항공편 감축이 동시에 겹친 가운데, 여름 성수기를 앞둔 여행객들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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