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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다 남긴 '1회용 컵'…여름철 골칫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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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1회용 컵 때문에 지하철 쓰레기통, 길거리 곳곳 몸살
-먹다 남은 음료 흘러 냄새나고 벌레 생기기도…근처 상인들 울상
-지하철역 청소업체 직원 "하루 20통 분량의 먹다 남은 음료 모여"
-환경미화원, "마땅히 규제할 방법 없어…캠페인 해도 그 때 뿐"


지하철역 계단 난간에 먹다 남은 1회용 컵들이 버려져있다.

지하철역 계단 난간에 먹다 남은 1회용 컵들이 버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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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쓰레기통에 버려진 1회용 컵 대부분에 음료가 그대로 남아있어요. 쏟아지면 지저분해지고 악취가 날 수 있어 신문지까지 깔아놨지만 하루 10번은 청소를 해야 돼요."
20일 오후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승강장에서 쓰레기통을 비우던 청소업체 직원 A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1회용 컵에 남은 음료를 비우기 위해 5리터짜리 통을 계속 들고 다녔다. 쓰레기통 2~3개를 비우자 음료가 섞인 통은 어느덧 가득 찼다. A씨는 "하루 종일 청소를 하다보면 통 20개는 비운다"며 "버려진 1회용 컵과 음료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했다.

여름철 1회용 컵을 들고 다니며 커피나 주스 등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면서 쓰레기통 주변과 길거리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국내 1회용 컵 사용량은 약 230억개에 달한다. 쓰레기통은 1회용 컵으로 가득차기 일쑤고 길거리 곳곳에서도 아무렇게나 방치된 컵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여름철 야외에 과일주스 등이 남아있는 컵에는 벌레가 생겨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에서 쓰레기통을 비우던 B씨 역시 1회용 컵에 남은 음료를 따로 모으기 위해 별도의 통을 들고 다녔다. 승강장 한 바퀴를 돌자 음료 통은 가득 찼고 1회용 컵을 모은 비닐봉지는 사람 몸만큼 커졌다. 심지어는 음료가 반 이상 남은 1회용 컵을 쓰레기통이 아닌 바닥 구석이나 비상용 사다리, 에스컬레이터 근처에 버리는 사람도 있었다. B씨는 "쓰레기통이 일반쓰레기와 재활용쓰레기로 분리돼도 대부분 구분하지 않고 버린다"며 "쓰레기통 바닥에 음료가 쏟아져 액체로 흥건할 때도 많다"고 했다.
쓰레기통 위에 먹다 남은 1회용 컵들이 버려져 있다.

쓰레기통 위에 먹다 남은 1회용 컵들이 버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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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은 길거리도 마찬가지였다. 이날 마포구 홍대 걷고싶은거리 곳곳에선 아무렇게나 버려진 1회용 컵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쓰레기통이나 헌옷수거함 위는 물론 골목구석, 편의점 근처 바닥에도 컵이 놓여 있었다. 이곳을 지나가던 신아영(28.여) 씨는 "쏟아진 음료 때문에 비워진 쓰레기통 근처에서도 냄새가 많이 나고 파리도 날아 다닌다"며 "안 그래도 더운데 여길 지날 땐 더 짜증이 난다"고 했다.

주변 상인들도 고충을 토로했다. 골목 양옆에 있는 가게 구석구석에서도 1회용 컵과 쏟아진 음료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쓰레기통이 설치된 곳도 아니었지만 컵이 하나둘 늘기 시작하자 곧 일반 쓰레기까지 쌓이는 등 더러워졌다. 골목 한쪽에는 쓰레기를 버리는 자를 고발한다는 경고 현수막까지 걸려있었지만 소용없었다. 이곳 근처 옷가게 점원은 "가게 앞에 쌓인 1회용 컵과 담배꽁초 등을 치우고 돌아서면 곧 다시 쓰레기가 쌓인다"며 "악취와 파리 때문에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구청은 여름철 물청소 횟수를 늘리는 등 쾌적한 거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버려지는 1회용 컵이 많아 완전히 관리하기는 힘들어 보였다. 명동에서 쓰레기통을 치우던 중구청 환경미화원은 "거리에 사람이 많아지는 여름엔 쓰레기도 크게 늘어난다"며 "특히 음료를 비우지 않고 버리는 사람이 많아 물청소와 쓰레기봉지 교체에 신경을 쓴다"고 했다.

그는 "가정에선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길거리에선 딱히 규제할 방법이 없다"며 "캠페인을 해도 그때뿐"이라고 덧붙였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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