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금통위 예측 더 어려워져
적어도 1분기 성장률만 두고 보면 서서히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판단은 틀리지 않아 보인다. 25일 한은이 발표한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보다 0.9% 증가했다. 앞서 김중수 총재가 6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하며 예상한 0.8%보다도 0.1%포인트 높다.
2012년 1분기 0.8%를 나타낸 전기대비 성장률은 2분기 0.3%로 내려 앉았고, 3분기에 0%까지 추락했다. 4분기 들어 0.3%로 소폭 회복됐지만, 상저하고(上低下高)를 점쳤던 정부의 경기전망은 완전히 빗나갔다.
이런 흐름에 비춰보면, 1분기 성장률은 아래쪽으로 꺾였던 경기 그래프가 다시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할 만하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1분기 GDP가 발표된 시각,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당장 조처를 하지 않으면 자칫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질 수도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추가경정예산안과 부동산 대책 등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예상을 웃도는 1분기 성장률이 자칫 추경 심사와 부처의 증액 요구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아울러 1분기의 반짝 성장은 금융위기 이후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패턴일 뿐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현욱 SK경영경제연구소 실장은 "금융위기 이후 4분기 성장률이 뚝 떨어졌다 1분기에 반짝 회복되는 흐름이 되풀이되고 있다"면서 "전기의 성장률이 하락해 나타난 기저효과와 계절요인을 고려하면 경기가 바닥을 쳤다거나 회복되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통계를 보면,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4분기 성장률은 마이너스 4.6%까지 하락했다가 2009년 1분기 0.1%로 회복됐다. 2009년 4분기에도 0.3% 수준이던 성장률이 이듬해 1분기 2.2%로 뛰었다. 2010년 4분기 성장률은 0.7%, 이듬해 1분기 성장률은 1.3%다. 2011년 4분기에도 역시 0.4%였던 성장률이 이듬해 1분기 0.8%로 올라섰다.
김 실장은 나아가 "정부와 한은의 경기 인식에도 사실상 큰 차이가 없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양측이 점친 연간 성장률 전망치의 격차는 고작 0.3%포인트에 불과하다"면서 "잠재 수준을 밑도는 현재의 성장세를 보면 금리를 내려 경기 부양에 나서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예상을 웃돈 1분기 성장률에 따라 경기 진단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26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도 경기 진단을 두고 공방이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5월 금리의 방향은 더욱 점치기 어려워졌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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