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형 회계법인 고위관계자 "지방정부 부채 통제 불능 상황이다"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중국의 대형 회계법인의 간부가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가 "통제 불가능한 상황"으로 "(2007~2008년 경제위기를 초래한) 미국 주택시장의 거품 붕괴를 뛰어넘는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회계법인인 샤인윙(중국명, 信永中和)의 장커(張克) 부회장은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로 인해 지방 정부와 관련된 채권 발행 관련 회계감사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그는 "지방정부와 관계된 채권을 회계 감사했더니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되어 샤인윙이 관련 업무에서 손을 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지방정부가 뚜렷한 채무 변제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며 "상황이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중국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에 우려는 국제통화기금(IMF), 국제 신용평가사, 투자 은행들이 제기해왔다. 하지만 장 부회장처럼 중국 금융계에서 비중을 갖춘 인사가 이처럼 강도 높은 경고를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 이라고 FT는 설명했다.
장 부회장은 "이미 상황이 통제불능"이라며 "위기 상황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부채 만기가 계속해서 연기되고 있고 만기가 길게 잡혀 있기 때문에 부채 문제가 언제 터질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중국 지방 정부는 2008년 경제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채권 발행량을 급격히 늘렸다. 지방정부가 차용한 금액은 10조~20조위안(1800조~3600조원)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0~4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인해 미국의 신용평가사 피치는 9일(현지시간) 중국의 위안화 표시 장기채권의 신용등급을 강등했으며, 무디스는 16일(현지시간)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하기도 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한 중국 정부는 지방정부가 직접 부채를 발행하는 것을 금지했다. 이 때문에 지방정부는 부채 발행을 금지한 규제를 피하기 위해 사회간접자본 개발 등의 명목으로 투자회사를 세워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지방정부 수요의 특수 목적 회사들이 올해 1분기 동안 발행한 채권규모는 2830억위안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이와같이 부채가 늘어날 경우 경제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1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은 7.7%로 시장의 예상을 크게 하회했다.(늘어나는 부채의 상당부분이 신규 투자보다는 기존 채무 상환에 쓰이고 있는 것으로 추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장 부회장은 많은 지방정부가 공공광장에서부터 도로 보수에 이르기까지 수익이 크게 나지 않는 분야에 투자를 했기 때문에, 채권 만기가 도래할 때마다 상환을 하지 못한 채 만기만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부채를 갚기 위해 새로운 채권들을 발행하고 있다며 "언젠가는 더 이상 이와같은 방식이 통용되지 않을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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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작은 지방정부들도 투자회사를 통해서 재원을 조달하면서 더욱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에 2800개의 지방정부가 있는데, 이곳들이 모두 투자회사 등을 통해 채권을 발생하기 시작한다면 미국의 부동산 위기를 넘어서는 위기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소유의 투자회사들이 발행하는 채권은 중국의 신용평가사들로부터 최고 등급의 신용등급을 받고 있다. 이들 채권은 지방정부가 보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 부회장은 지방정부의 보증에 대해서는 크게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샤인윙은 상환 능력이 있는 채권에 대해서만 회계감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가 닥쳤을 때에는 정부만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회계 법인과 은행들도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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