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차세대 간암 치료제 개발가능성 열어

[아시아경제 김수진 기자]국내 연구진이 흙곰팡이에서 간암성장을 억제하는 항생물질을 발견, 차세대 간암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9일 박종완 서울대학교 의대 교수 연구팀이 흙 곰팡이(케토미움, Chaetomium)에서 분비되는 항생물질(케토신, Chaetocin)이 암의 혈관형성을 차단, 간암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
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간 관련 권위지인 ‘헤파톨로지(Hepatology)’ 10일자 온라인 속보에 게재됐다.

박 교수 연구팀은 흙곰팡이에서 분비되는 케토신이 간암 세포를 직접적으로 없애는 것은 아니나 암 조직의 단백질과 혈관들을 사멸시켜 궁극적으로 간암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간암을 이식시킨 생쥐에 케토신을 투여하자 간암 성장이 억제된 것.

박 교수팀은 특히 케토신이 정상세포에는 반응하지 않으며 간암세포에만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특징을 밝혀내 차세대 간암치료제 개발의 길을 열었다. 암 조직 중 히프원(HIF-1)단백질을 지닌 조직들은 저산소 상태에서도 생존하는데, 암 치료를 위해 모든 세포의 히프원 단백질을 억제하면 정상세포들에까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케토신의 경우 암세포에만 반응해 효과적으로 히프원 단백질을 억제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케토신은 기존 약물과 다른 히프원 단백질 억제 메커니즘을 보인다"며 "서로 다른 작용을 하는 약물을 섞어 항암 시너지 작용을 노리는 '칵테일 치료'를 할 때 더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5대 암 중 하나인 간암만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면서도 다른 약물과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을 보유해 차세대 간암치료제 개발물질을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며 케토신을 이용한 새로운 항암제 개발 시스템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수진 기자 sj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