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호국훈련 현장엔 '최정예 포병대대 장병 포진'

최종수정 2020.03.24 11:05 기사입력 2010.12.06 07:25

댓글쓰기

호국훈련 현장엔 '최정예 포병대대 장병 포진'

호국훈련 현장엔 '최정예 포병대대 장병 포진'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달 22일 '1박 2일 군사훈련체험'을 위한 각오를 단단히 하고 경기도 용인구 처인구 양지면을 찾았다. 이날 아침은 겨울이 문턱에 왔다는 것을 가리켜주듯 기온이 영하1도를 가리켰다.


하지만 도착한 훈련현장은 옷을 겹겹이 껴입은 기자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번 호국훈련을 위해 몇 일전부터 야외에서 진지를 구축하고 대기 중인 육군 수도포병여단(여단장 고현수· 학군20기)충정포병대대 부대원들의 훈련열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155mm견인포 등 모든 장비들을 위장막으로 덮어놓고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순간 훈련상황임을 다시 느낀 기자도 의장크림을 얼굴에 바르고 훈련에 동참했다.


이날 기자가 맡은 임무는 정찰과 155mm견인포의 부사수. 호국훈련은 육ㆍ해ㆍ공군, 해병대와 미 공군 등 7만여명이 참가해 청군과 황군으로 나눈다. 남한강을 기준으로 북쪽에서는 청군이 방어를, 남쪽에서는 황군이 공격위주로 진행된다.


황군에 배치된 충정포병대대원들과 함께 경기도 이천IC인근지역으로 2.5t군용트럭을 타고 이동했다. 이번 훈련은 황군의 최초사격으로 전시상황에 돌입했고 전진하는 기동부대돕기 위해 북쪽으로 자리를 옮기기 위해서다. 기자도 20kg무게의 무전기를 메고 올라탔다. 체감온도를 떨어뜨리는 칼바람에 콧물이 줄줄 흘러내렸다. 하지만 옆 좌석 장병들은 소총을 전방을 겨누고 경계를 풀지 않았다.


순간 무전기에서 울리는 소리. "기러기, 기러기, 등장바람, 여기는 개나리" . 기자는 "그냥 잡음이겠지" 하는 생각에 무전기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무전병이 옆에서 수화기를 재빨리 가로채 "귀소측 본대, 본국측으로 이동확인"라고 답했다. 무전병이 눈치를 주자 기자는 무안해 빨갛게 달아오른 귀를 양손으로 막고 먼 산만 바라보기만했다.


군용트럭이 도착한 곳은 한적한 시골마을. 장병들은 내리자마자 갑자기 일렬로 정렬하더니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뭇가지가 겨울인 탓에 '툭툭' 부러져 얼굴에 때려 따가웠지만 어느 누구도 소리를 내지 못했다. 청군과 황군의 상황을 파악하는 중앙통제소에서 청군의 침투조가 있다고 정보를 흘려준 것. 이는 전시상황에 적의 특공대침투와 비슷한 상황이다.


무전병 권희준 병장은 "전시상황에서는 유선보다 무선이 유용하게 쓰일 때가 많다"면서 "정찰대에 편성되면 적의 위치는 물론 적의 침투조의 활동도 포착해 보고해야한다"고 말했다.


정찰을 마치고 산을 내려온 충정대대 부대원들은 육군전술지휘정보체계(ATCIS)를 통해 사격임무가 떨어져 155mm견인포 2문을 공터에 배치했다. 기동부대가 적의 맞대응으로 전진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155mm견인포를 발사하기 위해 필요한 인원은 모두 13명. 모두가 한마음으로 움직일 때 발사준비시간은 줄어든다. 부대원들은 견인포를 고정시키기 위해 다리역할을 하는 지지대를 벌렸다. 또 바닥이 평탄하지 못한 탓에 발사판을 아래로 내렸다. 발사판을 내리기 위해서는 커다란 고정된 나사에 쇠파이프를 끼고 좌우로 흔들어야 한다. 좌우로 온몸을 이용해 흔들기를 50여회. 허리가 끊어질듯 아파왔다. 하지만 교대인력은 없었다. 서로가 맡은바 임무가 있었기 때문에 손발을 맞춰야만했다. 순간 왜 부사수를 맡았는지 원망스럽기도 했다.


다음 훈련장소로 옮긴 곳은 백암면 백용리에 진지를 구축한 수도포병여단 포성포병대대. 이곳에서는 명품무기로 손꼽히는 K-9자주포 6문이 대기 중이었다. 훈련현장에 도착한 시간이 밤늦은 시간이었기 때문에 부대원은 잠을 청하자며 K-9자주포안으로 이끌었다. 총 5명이 탑승하는 K-9자주포는 비상대기 때는 자주포 안에서 교대로 잠을 잔다고 했다. 가열기를 틀어놓아 소음이 심했지만 밖의 기온을 생각하면 천국이나 다름없었다.


얼마나 꿀잠을 청했을까. 갑자기 장병들이 어두운 자주포 안에서 순식간에 모두 뛰쳐나갔다. 야간사격명령이 떨어진 것. 시간을 보니 새벽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기자도 얼떨결에 자주포 포탑에 올라가 위장막을 걷어내고 1번포수위치로 향했다. K-9을 뒤덮은 위장막은 최소 5분내 모두 걷어내야 한다. 어둠이 짙게 깔린 새벽이었지만 장병들의 손놀림은 빨랐다.


통제에 따라 K-9자주포는 "으르릉"엔진소리를 뿜어내며 사격위치로 이동했다. 정해진 임무에 따라 포반장은 발사명령을 내리고 K-9자주포는 적 전차를 제압하기 위한 사정거리 40.6km의 항력감소탄을 연이어 쏘았다. 사격을 마친 장병들의 얼굴에는 차가운 새벽공기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비장해 보였다.


이날 오후 2시 50분경 기자는 회사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호국훈련을 빌미로 북한군이 오후 2시 34분에 연평도를 향해 도발을 감행한 것.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에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우리 측이 먼저 군사적 도발을 해 대응조치로 연평도에 해안포 공격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K-9자주포는 우리군의 명품무기이기도 하지만 K-9을 운용하는 우리 장병들이 있기에 안심하고 길에 오를 수 있었다.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