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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얼음공주'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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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족냉증, 자율신경계 이상…스트레스 등 원인
- 찬바람 노출 최소화…쑥 등 넣은 물 반신욕 효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24세 여성 정 모씨의 손을 잡아본 사람들의 첫 반응은 항상 "앗 차가워!"다. 사시사철 차갑지만 특히 찬바람이 불 때면 악수를 청하기가 겁날 정도다. 겨울에 장갑을 끼지 않고 바깥에 나가면 5분도 안 돼 손이 빨갛게 되고 무감각해진다. 체질이 '냉'하기 때문이라는 주변 사람 말에, 몸에 열을 내는 데 좋다는 인삼ㆍ홍삼이며 각종 한약도 먹어봤지만 큰 변화가 없다.
정씨처럼 남들보다 추위에 더 떠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손과 발이 유난히 차가운 '수족냉증' 환자들이다. 손과 발이 얼음장처럼 찬 사람들, 과연 원인이 뭘까.

◆자율신경계 이상일 수도〓'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도 손과 발이 지나칠 정도로 차가운 병이다. 차가움의 정도차이는 있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현격하게 온도가 낮아, 손을 잡는 순간 '차갑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다.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진 건 없다. 양방에서는 체온을 조절하는 자율신경계의 이상을 원인 중 하나로 꼽는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혈액을 체내 구석구석 흐르게 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기온이 내려가면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액순환을 억제해 열이 밖으로 못 나가도록 가두는 식이다.
그런데 추위와 같은 외부자극에 교감신경 반응이 예민해지면, 과도하게 혈관이 수축되면서 손과 발 같은 말초 부위에 혈액공급이 줄어들게 되는 것. 잦은 음주와 흡연, 과로, 다이어트, 스트레스, 신경과민 등 부적절한 생활습관도 냉증을 일으킬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소화기 기능이 약한 것을 이유로 보는데, 비위 기능이 소화 흡수기능뿐만 아니라 사지 말단까지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경희대 이진무 교수(동서신의학병원 한방부인과)는 "소화기능이 좋지 못하면 사지 말단부로 영혈(營血)의 순환장애를 일으켜 손발이 차게 된다"며 "음식에 급체했을 때 손발이 싸늘해지는 것이 이와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이 병은 주로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자율신경계가 심리적인 스트레스나 호르몬 분비에도 영향을 받아 남성보다는 호르몬 변동이 잦은 여성이 냉증에 쉽게 걸리기 때문이다. 특히 초경, 임신과 출산, 폐경 등 호르몬 변화가 심할 때 수족냉증이 심해지곤 한다.

◆수족냉증? 레이노증후군? 헷갈리네〓수족냉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당뇨병이나 내분비질환, 동맥경화증이 있는 환자도 말초 혈관에 혈액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수족냉증과 같은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신경계질환 중 가장 흔한 레이노증후군 역시 수족냉증의 원인일 수 있다.

두 질환 모두 추위에 노출되거나 스트레스 등으로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되는 것은 똑같다. 그러나 레이노증후군 환자의 손 색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처음엔 손이 하얗게 되고 점점 파랗게 변하다가 나중에는 다시 붉게 변한다. 이 과정에서 통증이 동반된다.

이처럼 손발 감각 저하, 통증, 피부색깔 변화 등을 보이는 경우 단순한 수족냉증이 아니라 레이노증후군일 가능성이 짙다. 전 인구의 10%정도에서 나타날 정도로 비교적 흔한 증상이다.

레이노증후군은 일시적으로 말단부에 혈액이 가지 못하는 '허혈' 증세로, 추위에 노출되면 손ㆍ발가락 끝에 혈관 자체나 혈관신경이 과민반응을 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따뜻하게만 해주면 곧 정상으로 회복된다.

◆몸 전체를 따뜻하게…담배 끊어야〓손발이 차갑고 시린 걸 막으려면 손발뿐 아니라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추위에 노출되는 면적을 줄이라는 말인데, 두꺼운 옷 한 벌보다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있는 것이 낫다. 외출할 때 모자나 목도리, 장갑, 귀마개 등 가능한 찬바람으로부터 막아줄 모든 것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담배는 백해무익, 물론 끊어야 할뿐만 아니라 간접흡연도 피해야 한다.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는 피임약, 심장약, 편두통약, 혈압약 등도 멀리하는 것이 좋다.

근력운동이나 심폐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길러 자연스럽게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유산소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 주 3회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반신욕과 족욕도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목욕물에 말린 무잎이나 쑥, 창포, 귤껍질, 유자 등을 넣는 것도 좋다.

연세의대 이수곤 교수(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는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해 찬 곳을 피하고 추위에 노출될 때는 장갑을 착용하는 등 보온에 유의해야 하며, 흡연이 주요 발병 원인 중 하나로 알려진 만큼 금연이 치료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찬바람이 불면 '얼음공주'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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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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