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작년 동월 대비 4.1% 올라 1년8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8월 2.6%, 9월 3.6%에 이어 상승률이 껑충 뛴 것이다.
물론 이런 큰 폭의 상승률은 신선식품지수가 지난해 동월보다 50% 가까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가히 '밥상 물가 대란'이라고 할 수 있다. 무와 배추 값은 8월부터 폭염, 잦은 비와 태풍으로 흉작을 기록한 데다 당국이 일찍 수입 시기를 잡지 못해 공급부족으로 2배 이상 값이 뛰었다. 채소류 가격은 계절을 타는 점에서 앞으로 물가 상승률은 낮아지겠지만 3%대 초중반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상승률이 고착되면서 인플레가 본격화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인플레를 막으려면 무엇보다 외국보다 비합리적으로 높은 국내 물가를 눌러야 한다. 소비자시민모임이 세계 24개국의 생활필수품 52개 제품의 소비자물가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12개 제품의 가격이 세계 상위 5위권에 들었다. 한국에서 ㎏당 호주산 수입 쇠고기(4만2775원)는 중국, 일본, 대만 다음으로 높고 수입 분유 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비쌌다. 칠레산 와인 가격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두번째였다. 더욱이 세계에서 손꼽는 휴대전화 생산국인 한국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 값이 93만원으로 중국, 브라질, 스페인 다음으로 비싼 것은 놀라운 일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돈 있어도 아무나 못 누린다"…진짜 '상위 0.1%'...
중간 판매업자와 수입업자가 폭리를 취하지 않으면 국내 가격이 이렇게 높을 수가 없다. 국내외 가격차가 큰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닐 텐데 지속되는 것은 담합이 있었거나 당국이 눈감아주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것을 바로잡지 않고 물가관리를 한다면 한심한 일이다.
앞으로도 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 여러 가지 부작용이 생길 것이다. 누구나 인플레가 지속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기대인플레는 자기가 취급하는 상품의 마진율을 높이려 해서 사회 전반에 인플레를 확산시키는 악순환을 유발하게 된다. 더욱이 지금은 은행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밑도는 실질적인 마이너스 금리에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있다. 여차하면 부동산 등 실물에 돈이 몰려 투기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부작용을 미리 막으려면 금리를 적정수준으로 올려야 할 것이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