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료 징수 체계가 불공평하다. 수백억원대의 재산이 있으면서도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않거나 적게 내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수천만원의 보험료를 체납해도 병원 이용 등에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고 있다. 반면 월급쟁이나 당장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 서민들은 보험료를 꼬박꼬박 내면서 체납할 경우에는 임금이나 예금을 압류당하는 처지다. 건보 행정이 가진 자에게는 관대하고 없는 자에게는 가혹한 셈이다.


건보공단이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재산이 10억원이 넘는 데도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등록돼 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사람이 7월 현재 1만827명에 이른다고 한다. 역시 수억원대의 재산이 있으면서도 회사에 취업해 월급을 100만~200만원 받는 것처럼 해서 적은 보험료를 내는 사람도 지난해 1082명에 달했다.

그런가 하면 경기도 용인에 사는 A씨는 350억원대의 재산가이면서도 7년여 넘게 건강보험료 7846만원을 내지 않고 있다. 역시 285억원의 재산을 가진 강원도 춘천시의 B씨도 보험료 2881만원을 체납 중이다. 의사 약사 변호사 법무사 등 고소득자들의 올해 건보료 미납액이 7억9000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심지어 건보 행정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를 포함한 일부 공공기관들은 복지포인트와 급식비 등을 '보수'에 포함시키지 않는 방법으로 건보료를 적게 납부했다가 뒤늦게 환수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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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건보공단은 생활이 어려워 건보료를 내지 못하는 생계형 체납자들에게는 가혹하기 짝이 없다. 공단은 올 9월 현재 건보료를 체납한 기초생활수급권자 1234명 차상위계층 220명 등 1454명의 임금이나 예금을 압류했다. 당장 먹고 살기도 어려운 이들에게 임금까지 압류한 것은 지나치다. 친서민, 공정사회 다 헛말이 아닐 수 없다.

건보료는 소득과 재산이 있는 곳에 부과해야 한다. 얌체 피부양자, 고소득 체납자 등에 대한 징수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건보 재정을 위해서나 사회 형평성 차원에서라도 고액 재산가들에게 건보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피부양자 관련 제도를 고쳐야 한다. 특히 고소득 체납자에게는 내지않은 건보료를 철저히 받아내고 병원 이용시 보험혜택을 제한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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