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생명산업이다-토양 전염병 '친환경 미생물'로 사전 차단
<시리즈 상>미생물, 무공해농업 새 대안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농림수산식품부 소속기관인 농촌진흥청(청장 민승규)이 최근들어 R&D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 농진청의 전체 구성원 1800여명 중 연구원이 1000명에 이를 정도로 농업부문 연구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동북아 농식품분야의 허브를 꿈꾸며 남다른 창의와 노력으로 농촌에 희망을 주고 있는 농진청 연구팀들의 활약상을 3회에 걸쳐 소개한다.
상추 등 쌈채소류에 큰 피해를 주는 균핵병. 최근 토양 전염병인 이 균핵병을 화학농약 없이 친환경 미생물로 방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농업진흥청(청장 민승규)이 토양 미생물을 이용해 균핵병 방제용 미생물 제품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균핵병 방제용 미생물 제품의 주성분인 '바실러스 서브틸리스(Bacillus subtilis) M27'은 항균물질을 생성해 균핵병균의 균사생장, 균핵발아, 균핵형성 등을 억제하며 휘발성 물질을 분비함으로써 병원균의 생육을 완전히 억제한다.
서장선 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팀장(앞줄 가운데)이 최근 수원 농진청 연구소 건물 앞에서 팀원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농진청 농업미생물팀은 동북아 최고의 농업 R&D허브를 꿈꾸고 있다.
실제로 양평의 친환경 재배단지에서 상추 균핵병을 대상으로 '바실러스 서브틸리스 M27'의 시제품을 실험한 결과 단 1회 처리에 71%라는 뛰어난 방제 효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동안 잔류농약 문제 등으로 화학농약을 사용할 수 없어 균핵병 방제에 어려움을 겪어 왔던 친환경 재배농가들은 이로써 큰 고민을 덜게 됐다.
이처럼 농가에 낭보를 전해준 주인공은 바로 한국 농업미생물연구의 메카로 불리는 농촌진흥청의 농업미생물팀이다. 농진청은 지난 6월 미생물연구의 전담부서인 농업미생물팀을 국립농업과학원내에 신설해 친환경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농업미생물 이용기술의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총 17명으로 구성된 농업미생물팀은 미생물자원관리, 미생물환경생태, 미생물방제, 미생물기능이용 등 4개 전문분야로 나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선 미생물자원관리 연구실은 농업환경미생물, 발효식품미생물, 야생버섯 등 다양한 농업ㆍ식품 미생물 자원을 확보ㆍ보존하고 있는 농업미생물은행(KACC)을 운영하고 있다. KACC에는 세균 5243점, 진균 5635점, 버섯 5577점 등이 보존돼 있으며 국제표준화기구로부터 ISO 9001인증을 받아 공신력까지 확보했다.
미생물자원 다양성 확보를 위해 국내에서는 서울대 등 12개 미생물유전자원 관리기관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적으로는 독일의 미생물세포배양기관(DSMZ), 일본 국제생물자원센터(NBRC) 등 세계적으로 우수한 기관과 국제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미생물환경생태 연구실에서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 농업의 장해 요인을 미생물 측면에서 분석해 환경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농업을 가능케 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미생물방제 연구실에서는 작물생육 촉진과 병해충 방제용 생물비료, 작물 보호제를 개발ㆍ 보급하는데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 연구실은 농업용 미생물의 현장실용화기술을 조기에 정착시키기 위해 유산균 비료를 개발, 농가에 보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결과 유산균 비료를 사용하면 작물 수확량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즉 수량 증산 15%, 생산비 40% 절감, 순수익 65% 증가 등 효과가 있음이 밝혀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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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생물기능이용 연구실에서는 여러 미생물들을 활용해 식물의 면역기능을 높이는 기술과 농작물 재배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미생물을 개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식물의 면역기능을 활성화하는 곰팡이균, 식물체내에 기생하면서 작물의 병 방제효과를 나타내는 내생미생물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농업미생물팀은 한국 농업의 원동력이자 농촌을 푸르게 만들 수 있는 밑거름을 하나 둘 다져나가는 첨병이자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서장선 농업미생물팀장은 "미생물 개발은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과 환경보전에 대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한 결과물"이라며 "농업미생물팀은 미생물의 분야별 전문성을 융합하고 극대화해 명실상부한 국가 농업미생물 연구의 메카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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