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전세계 아웃소싱의 대명사 중국 제조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자체 브랜드로 승부를 걸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수십년간 지속된 '값싼 중간 제조자'의 이미지를 벗겠다는 것.


2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해외 투자 규제를 완화하고 교육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중국 기업들의 독자 브랜드 개발을 촉진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는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의 일부분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기업 대부분은 여전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유지하고 있거나 내수 시장 판매에 만족하고 있는 실정. 그러나 이 중에서도 PC업체 레노버, 가전제품 생산업체 하이얼그룹의 경우 이미 세계 시장에 진출했고 건설장비 제조업체 사니, 의료기구 제조업체 민드레이메디칼인터내셔널 등도 글로벌 브랜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기업들에게 글로벌 브랜드 육성은 쉽지 않은 과제임이 분명하다. 경제 모델이 다르고 문화적 장벽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 WSJ은 독자 브랜드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한 중국 기업을 통해 중국 기업들의 현주소를 전했다.

창저우 아시안 엔더가닉 일렉트로닉 테크놀로지(Changzhou Asian Endergonic Electronic Technology Co. ; CAEETC)는 자동차 대시보드에 위성항법장치(GPS) 내비게이터를 부착할 수 있는 마운트를 개발했다. 잭 양 CAEETC 회장은 자사 브랜드 ‘쥬마(Zuuma)’로 마운트를로 독자적인 판매 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양 회장은 다른 중국 사업가들처럼 미국에 오래 머물지 않았으며 영어로 말하지도 않았다. 미국 시장을 어떻게 공략할지에 대해서도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당연히 미국 소비자들은 쥬마라는 브랜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양 회장은 원래 양복 커버를 제조했다. 2005년이 돼서야 중국 GPS업체로부터 의뢰를 받고 대시보드 마운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급회전에도 미끄러지지 않게 설계된 양 회장의 대시보드 마운트는 미국과 중국에서 특허를 획득했고 지난해에는 북미와 유럽에 40만개의 마운트를 수출까지 하게 됐다.


그러나 당시 양 회장의 대시보드 마운트는 각국 수출업자에게 팔려 독자 브랜드를 사용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양 회장은 독자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결심을 굳히게 됐다.


이후 양 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마운트의 모조품이 팔린다는 것을 알고 판매 금지 소송을 미국 법원에 제기했다. 이 때 예기치 않은 기회가 양 회장을 찾아왔다. 시카고 광고업체 모노그램그룹이 이 소식을 접하고 독자 브랜드 개발을 위한 사업 제휴를 제안한 것.


모노그램의 스캇 마크먼 회장은 사업 제휴 후 가장 먼저 마진율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또한 마크먼 회장은 중국 기업들이 높은 수수료를 기꺼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수수료를 낮추는 대신 일종의 런닝 개런티를 받기로 했다.


또한 모노그램은 마운트의 제품 가치를 지키기 위해 미국의 대형 소비자 가전 유통업체와 독점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양 회장은 “독자 브랜드를 통한 세계 시장 진출은 우물을 파는 것과 같다”면서 “준비를 철저히 할수록 돌아오는 수익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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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은 양 회장이 결코 요행을 바라지 않고 끊임없이 마운트의 독창성을 유지하게 위해 애썼다고 평가했다. 양 회장은 “아직 판매 실적이 크지 않다”면서 “쥬마가 이윤을 창출할 수 있을 때 OEM 비중을 점차 줄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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