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그리스를 필두로 한 유럽 재정위기 우려에 냉각됐던 유럽 회사채 시장이 다소 해동되는 모습이다. 유럽 회사채 시장 침체가 올 여름까지 이어질 것으로 우려했던 관계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기업들이 여름 휴가시즌을 앞두고 자금조달을 위해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5월과 6월이 회사채시장이 활기를 보이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5월 투자적격등급 기업들의 유로표시 채권 발행 규모는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유럽 재정위기 우려에 많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계획을 연기했기 때문.

그러나 요 며칠사이 유럽 회사채 시장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일부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으며, 투자자 수요도 되살아나는 모습이다.


◆유럽 회사채 시장 반등= 17일(현지시간) 소시에테제너럴의 수키 만 스트래티지스트에 따르면 프랑스 최대 발전설비업체 알스톰과 멕시코 통신업체 아메리칸 모빌, 프랑스 전력네트워크 업체 RTE와 프랑스 자동차 업체 르노의 금융 자회사인 RCI가 채권 발행에 나서면서 이번주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 3월 중순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주까지 기업들은 42억유로 규모의 유로화표시채권을 발행했다. 도이체방크와 스탠다드차타드를 비롯한 은행들도 채권 발행에 동참했다. 이날 금융업계에서는 4월 이후 처음으로 후순위채권을 발행했다.


도이체방크의 프레이저 로스 이사는 “기업들이 당분간 시장 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사실을 깨닫기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슈로더투자신탁운용의 아담 코더리 스트래티지스트는 “회사채 시장이 시장 혼란과 변동성의 영향으로 마비됐지만 혼란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나쁜 소식이 이어지지 않고 혼란이 진정된다면, 그리고 디폴트율이 하락한다면 투자자들이 회사채 시장으로 되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회사채 시장 반등의 또 다른 이유는 투자자 수요가 되살아난 덕분이다. 국채와 주식에 비해 비금융 회사채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


그럼에도 공급 부족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지난해 예상치 못한 신용시장 랠리가 회사채 금리를 끌어올린 것을 경험했던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지 않고 있기 때문.


만 스트래티지스트는 “신규 발행이 조금씩 이어지고 있으며, 유통시장에서의 유동성도 부족하다”며 “대체로 회사채 발행을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은행원들은 머지않아 시장에서 정크등급 회사채 발행이 이뤄질 것이지만 그 수요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코더리 스트래티지스트는 “당분간은 정크등급 회사채에 대해서는 수요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장 경직에도 수익률은 하락= 아이러니한 사실은 회사채 시장이 아직 경직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탄탄한 기업들의 채권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몇 주간의 혼란 속에서도 일부 회사채 수익률은 하락했다. 일례로 RTE의 12년물 회사채 수익률은 3.875%로,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재정위기 위험으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회사채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낮은 인플레이션도 수익률 하락에 도움이 됐다.


게다가 기업들의 높은 마진도 수익률을 낮추고 있다. 유럽 회사채 투자 기피 성향을 반영한 마킷 아이트랙스 크로스오버 지수는 지난 5월의 647bp에서 17일 552bp로 하락했다.


재정불량국 가운데 하나인 스페인이 국채를 유통금리보다 낮은 금리에 발행한 것도 주목할 만 하다. 18일 스페인 정부는 30억 유로 규모의 10년물 국채를 평균 4.864%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이날 만기가 같은 기존 채권 수익률인 5.04%보다 낮은 것이다. 10년물 국채에는 발행 규모보다 1.89배의 수요가 몰렸다.


스페인은 또한 47억4720억 유로 규모의 30년물 국채를 5.908% 금리에 발행했다. 입찰 수요 강도를 측정하는 응찰 대 낙찰 비율은 2.45%로 지난 3월 국채 입찰 때의 1.38%보다 상승했다.


스페인 국채 발행 이후 스페인 국채 가격은 상승했고, 독일 국채간 수익률 격차는 유로존 국가들 가운데 가장 좁아졌다.

AD

소시에테제너럴의 키애런 오하간 스트래티지스트는 "스페인 국채에 대한 각력한 수요가 시장 자신감 회복을 돕고 있다"며 "지난 며칠간 스페인 국채 가격이 상당히 떨어졌기 때문에 수요가 몰렸다"고 평가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공수민 기자 hyunhj@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