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일본 정부가 기업 임원들에 대해 연봉공개 압박을 넣고 있는 가운데 신세이은행에서 일하는 4명의 외국인 경영진이 일본에서 떠나기 위해 짐을 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신세이의 라훌 굽타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내주 사임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굽타 CFO는 경쟁업체 아오조라 은행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로부터 신세이를 방어한 공을 인정받아 최근 승진했다는 점에서 그의 사임은 갑작스럽게 느껴진다.

굽타 CFO 외에도 다난자야 드비베디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 마이클 쿡 최고위기관리책임자(CRO), 손상호 도매금융 부문 대표 등 신세이의 핵심 외국인 인력들이 줄줄이 짐을 쌀 전망이다. 이들은 각각 싱가포르, 인도, 영국, 한국 출신 임원들이다.


한 소식통은 “사직서는 연례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23일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3월 일본 금융청은 연봉 1억엔 이상의 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6월 말까지 연봉내역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지금까지 정부는 기업 대표의 연봉만을 공개토록 했는데 공개대상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꾼 것.


이는 그 동안 말로만 떠돌던 일본인 임원과 외국인 임원 사이의 임금 격차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일본 임원들은 외국인 임원들에 비해 연봉수준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지금까지 이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었다.


연봉이 공개될 경우 외국인 임원에 대한 임금 삭감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신세이은행 한 관계자는 “정치적인 기류 때문에 사임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신세이은행의 경우 1998년 정부로부터 구제금융을 지원받아 아직까지도 일본 정부가 2대 주주로 남아있기 때문에 부담감이 한층 더 하다는 분석이다. 지난 달 가메이 시즈카 전 금융상은 신세이의 높은 급여 수준에 대해 우려감을 표시했다. 그는 “신세이에 납세자들의 돈을 투입했기 때문에 우리는 신세이를 감시하고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봉공개를 계기로 외국인 임원들의 엑소더스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는 글로벌기업으로의 도약을 시도 중인 일본 기업들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 굽타 CFO의 경우 DBS 은행과 도이체방크 등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싱가포르인 최초로 일본 은행 임원으로 발탁된 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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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신세이가 기록한 손실은 2830억엔 규모. 만약 굽타 CFO의 자산 바이백 결정이 없었더라면 손실은 3780억엔으로 확대됐을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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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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