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환포지션 규제 시의적절
강화된 건전성 위기 예방 기대


주재성 금융감독원 은행서비스본부장

주재성 금융감독원 은행서비스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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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외환위기 당시 우리는 달러화 부족으로 인한 뼈아픈 경험을 했다. 이후 우리나라는 자본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고 해외차입도 자유화해 2007년말에는 외환보유액이 2,600억달러를 상회했다. 이만하면 외환위기에서 자유로울 것이라고 기대하였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2008년중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며 국제금융시장이 심각한 유동성 경색으로 어려움을 겪자 우리나라의 외환시장도 덩달아 급변하면서 국내금융시장도 그 기능을 상실했다. 최근의 유럽발 재정위기에서도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은 자유롭지 못했다. 환율이 오르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두차례의 금융위기는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이 높았던데 주로 기인한다. 경기가 좋을 때 해외자본이 과도하게 유입됐다가 경기가 나쁘거나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할 경우 해외자본이 급격하게 빠져나가면서 주가, 금리, 환율 등이 급격히 변동해 이로 인해 실물경제가 영향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이번에 외환당국이 은행의 단기외채와 파생상품거래를 규제하고 외환부문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위한 '자본유출입변동 완화방안'을 발표한 것은 이러한 측면에서 시의적절하다고 판단된다.

구체적으로는 선물환포지션 규제를 도입함으로써 선물환 거래를 매개로 한 단기성 외국자본 유출입의 급변동 가능성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외화대출은 원칙적으로 해외 실수요 용도로만 제한함으로써 민간의 외화수요를 적절히 관리하고 외화대출의 증가로 인한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요인을 미리 제거했다.


이번 대책은 해마다 장마철이면 반복되는 홍수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장마철이 오기전에 높고 굳건한 제방을 쌓는 것과 같이 꼭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이번 대책 시행으로 자본유출입 변동성이 완화되면 대외부문 충격을 보다 유연하게 흡수할 수 있게 돼 경제 펀더멘탈과 괴리된 경제위기의 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조치에 대해 시장에서의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동안 정부가 추진해온 외환자유화 조치가 후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있으며, 선물환 포지션 규제로 인해 외은지점의 영업이 크게 위축되면서 외은지점이 그간 우리경제에 기여한 긍정적인 역할이 위축되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그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먼저 이번 대책은 외환자유화 정책에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 이번 대책의 목적이 그간의 대외개방 및 자유화의 정책기조는 유지하되, 외환부문의 거시건전성을 강화해 우리경제의 시스템리스크인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하는 데 있다. 미국ㆍEU 등 선진국에서도 이미 파생상품 및 외은지점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이번 조치는 외환자유화의 후퇴라기 보다는 각국이 필요한 규제를 취하는 국제적인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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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주체간 신뢰회복 없이는 금융위기의 극복이 쉽지 않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금융은 결국 금융회사와 시장참여자 그리고 감독자 상호간의 신뢰을 바탕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조치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외환시장을 구성하는 경제주체 모두의 상호협력과 신뢰가 절실히 필요하다.


아무쪼록 금번 조치가 단순히 금융회사의 외환건전성 제고차원을 넘어 과거 수차례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 우리경제가 또다른 금융위기로 재차 빠져들지 않게 하는 기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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