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 상승, 도심 혼잡, 임금 하향 압력 등으로 개방형 경제 위기
[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오랫동안 외국인들은 싱가포르에서 환영받는 존재였다. ‘아시아의 두바이’를 꿈꾸는 싱가포르는 해외 출신 금융전문가 등 외국인들에 대한 문을 활짝 열고 이들을 반겼다.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도 싱가포르의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줄 중요한 ‘일손’들로 대접받았다. 이들은 각 건축 현장과 공장으로 배치돼 싱가포르 경제 성장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싱가포르의 ‘개방형 경제구조’도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외국인들로 인해 발생하는 부동산 가격 상승, 도심 지역 혼잡, 임금 하향 압력 등의 문제점들은 이미 이들이 가져다주는 부가가치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5년부터 2009년 사이 싱가포르의 인구는 매년 평균 15만 명씩 늘어나 500만 명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 유입된 인구 비중은 75%. 해외로부터의 인구 유입은 금융위기로 인해 싱가포르 경제가 크게 위축됐던 지난 2009년에도 이어졌다.
외국인 인구의 유입은 단기적으로는 경제에 도움이 된다. 인구가 늘면서 수요도 증가하고 제조업체들도 저임금에 인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외국인 수요를 노리고 아파트 및 쇼핑몰 개발에 적극 나섰다.
2003~2008년 동안 싱가포르는 연간 평균 6.8%의 성장세를 기록했는데, 이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외국인 노동자들로 인한 노동력 팽창의 결과였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동시에 외국인 노동자 문제는 싱가포르 사회에서 민감한 분쟁거리로 부상했다. 외국인 수요 증가로 인해 나타난 집값 등 물가 상승세와 도심지역의 극심한 혼잡이 1차적인 원인. 또 외국인 육체 노동자들의 유입으로 임금에 하향 압력이 가해져 싱가포르의 빈부 격차가 심해졌다는 불만도 커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제조업체들이 경영의 효율화를 꾀하기보다 값싼 외국인 노동력에 기대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으로 업체들의 생산성을 헤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직원 1명 당 노동 생산성은 7.8%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식당 청소를 하며 한 달에 약 850싱가포르 달러(미화 600달러)를 벌고 있는 한 싱가포르 노동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늘어나면서 임금이 줄어들어 생활을 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싱가포르엔 최저 임금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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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개혁당의 케네스 제이아트남 총재는 “이민자들이 싱가포르 경제 성장을 떠받치고 있지만, 이는 엄청난 대가를 필요로 한다”고 지적했다. 싱가포르 난양 기술대학교의 초이 킨 멍 교수도 “외국인 노동자에 기댄 성장은 지속가능하기 어렵다”며 “외국인 유입을 억제하고, 성장률 3~5%를 기록하는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성숙된 경제 구조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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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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