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편지. 중학교 다니는 어린학생들이 30년 후 자신의 모습을 그린 편지가 있습니다.


단순히 소년, 소녀들이 썼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그들의 생각이 아름답습니다. 거울에 비친 30년 후. 그들의 모습은 자랑스러운 아버지와 어머니였습니다.

그들은 상상의 나래를 펴며 타임머신을 타고 2038년으로 날아갔습니다. 30년이 지나면 그들은 아들과 딸을 둔 어엿한 부모가 돼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 사회를 역동적으로 이끌어갈 주역이 돼 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들은 자신들이 이루고 싶은 소중한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와 어머니가 되기 위한 다짐, 그들이 만들어갈 아름다운 사회에 대한 꿈을 담고 있습니다.


비록 나이 어린 중학생들의 편지이지만 그들이 낳아 양육할 아들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부탁과 훈계, 부모가 된 이후의 생각(2008년 12월31일 아름다운 교육신문서 발행)을 읽고 있노라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효대사의 해골바가지 얘기 아니? 중국에 공부하러 가던 원효대사가 밤에 동굴에서 자게 됐지. 그는 목이 말라서 옆에 있던 그릇에 담긴 물을 마셨어. 해골에 담긴 물이었지만 그는 맛있다고 생각했지. 그 바가지가 바로 해골이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지. 이 이야기처럼 행복과 불행은 마음먹기에 달렸단다. 꿈을 포기하지 말기 바란다. 힘든 일이 있더라도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다음엔 더 좋아질 것이라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지만 그땐 매우 힘들었어. 엄마가 살던 때에는 외환위기도 있었고, 멜라민 때문에 난리가 난적도 있지. 너희들은 멜라민 모르지? 공업용 플라스틱 같은 것이야. 그땐 이런 소리도 나왔어. 채소 과일 말고는 먹을 게 없는 세상이었다. 그때 사람들은 이렇게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나쁜 짓도 서슴지 않았어. 너희들은 바르고 착하게 살아. 신의를 지켜.”


“사막에 사는 가젤은 해가 뜨면 무조건 달린다. 달리지 않으면 치타에게 잡아 먹힌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자는 해가 뜨면 달린다. 가젤을 잡지 못하면 굶어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네가 가젤이든 사자든 마찬가지다. 해가 뜨면 달려야 한다. 아빠가 학교 다닐 때 책에서 읽었던 글이다. 네가 무엇을 하든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최선을 다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를 생각하기 바란다.”


“너희가 꿈을 정해야 할 때가 올거야. 그땐 정말로 너희가 간절히 원하고, 소망하고, 꼭 하고 싶은 꿈을 정하길 바란다. 꿈은 언제나 가장 간절할 때 이루어지거든. 그렇게 하면 후회할 일이 줄어 들거야. 엄마는 언제나 후회할일을 하지말자가 좌우명이었어. 작은 것이라도 네가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꼭 이루기를 바란다. 너희가 어떤 선택을 하든, 엄마는 팍팍 밀어 줄거야.”


“아 참. 지난번 싸웠다는 너 친구와의 일은 어떻게 되었니? 싸우고 난 후 오히려 속상해 하는 너의 모습에 그 친구가 너에게 얼마나 소중한 친구인지 느껴지더구나. 혹시 아직까지 화해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니? 그렇다면 네가 먼저 사과하는 것이 좋겠다. 친구사이는 싸우면서 정이 든다고는 하지만 소중한 너의 친구와 싸우는 것은 서로의 자존심 내밀기밖에 되지 않거든.”


“엄마도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운 적이 있다. 내 미래를 위해 곰곰이 생각해 본적도 있어. 그렇지만 원하는 한 가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말기 바란다. 강요하고 보채진 않을게. 너희가 어떤 일을 하든 간섭도, 참견도 하지 않을게. 대신 포기하지 말고 무슨 일이든 최선을 다하는 거야. 나도 너희에게 당당한 엄마가 꼭 될 거야. 먼 훗날 너희가 이 편지를 보고 있을 즈음 최고의 직업을 가진 사람보다 최선을 다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그런 사람이 돼 있을거야.”


“딸아. 엄마는 언제나 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서 잘 하는 것보다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단다. 시험이 끝나고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지금, 엄마는 결과가 어떻든 우리 딸이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그것에 만족한다. 그러니 너무 결과에 치중하지 마렴. 중학교 3학년이기 전에, 고등학교 입시에 시달리기 전에, 16살에 불과한데 너무 많은 것을 시키는 것 같고, 네가 과한 것을 하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구나.”


“엄마가 마지막으로 너희에게 말할 것은 다음과 같은 자녀교육 10계명이다. 배우고 싶은 것은 되도록 배우게 해준다. 남들과 비교하지 않을 것이다. 정해진 범위 안에서는 자유롭게 해준다. 체육은 못해도 된다. 시험을 못봐도 용기를 북돋워준다. 아이의 개성이나 특징을 잘 살려줄 것이다. 잘하는 것보다 열심히 하는 것을 중요시 할 것이다. 스스로 할 수 있게끔 할 것이다. 저축하는 습관을 기르도록 할 것이다. 집안일은 조금씩 시킬 것이다.”


“지금 16살 소년인 내가 30년 후 나의 아들에게 이 편지를 쓴다. 아빠는 청년이 되기까지 수많은 질문과 의문을 품고 세상을 향한 날개를 폈다. 아들아. 커가면서 무수히 많은 고난을 만나겠지만 그 장애물을 제치고 난 뒤 얻게 될 성취를 생각해라. 아들이 원하던 그 무엇인가를 찾아내고, 그 무엇인가를 이 세상 사람들에게 당당히 보여줄 수 있다면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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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8년. 그때 여러분은 몇 살입니까? 저의 모습을 상상해 봤습니다. 8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에 생각이 멈췄습니다. 아찔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를 준비하지 않고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노후를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모아 놨느냐,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었습니다. 남을 위해 무슨 일을 했다는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는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늘 나 자신만의 행복만을 추구하며 하루하루 시간을 소비해 왔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세월이 흘러가기 전에 저도 ‘2038년-저의 모습’을 그리는 작업을 시작할까 합니다.

권대우 아시아경제신문 회장 presid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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