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보험회사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직장인 A씨는 최근 주차문제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다. 서울 강남에서 고객과의 저녁 약속이 있었지만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약속시간에 무려 30분이나 늦은 것. 인근에 개구리주차라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경기불황에 주차위반 딱지를 생각하면 부담스러웠다.
#IMF외환위기 이후 직장을 접고 식당업에 뛰어든 B씨는 주차문제만 생각하면 속이 터진다. 손맛이 좋다고 입소문이 났지만 주차장 문제로 오는 손님을 놓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 요즘같은 경제불황에 주차문제로 손님마저 줄어드니 개구리주차가 허용됐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이른바 '개구리주차'는 사람이 지나다니는 보도 위에 자동차 바퀴를 올려놓아 주차하는 것을 말한다. 차량대수는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비해 주차장은 한계가 뚜렷한 대한민국의 교통현실을 감안할 때 주차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합리적 대안 중 하나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개구리주차는 엄연히 불법이다. 이 때문에 행정당국의 주정차 단속 강화로 오는 손님마저 내몰아야 하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불만이 대단하다. 또한 도심에서 주차장 찾아 삼만리를 해야 하는 자가용 운전자들의 불편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주택가 등에서는 매일같이 주차난으로 이웃주민들 간에 다툼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 개구리주차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 주차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라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개구리주차 허용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주차난 해결이라는 긍정적 효과보다는 사고 위험이 더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제한적으로라도 허용하게 되면 너도나도 개구리주차를 고집해 안전사고가 빈발할 수 있다는 것. 보행자 안전은 물론 가차로 운행 차량들의 통행에도 적지 않은 지장이 된다는 논리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인근에 유료 주차장이나 공영주차장이 없을 경우 개구리주차를 탄력적으로 허용하고 유료화를 통한 수익금을 주변 교통환경 개선비용으로 사용하자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개구리주차 활성화의 모범사례가 되는 곳이 있다. 바로 전남 영암군이다. 영암군은 고질적인 불법주차로 말썽을 빚은 삼호읍 일부 도로변에 개구리주차장을 조성, 큰 성과를 거뒀다. 주차공간이 포화상태에 이른 현대삼호중공업 아파트단지에 이웃한 통행량이 적은 인도 보도블럭을 차도와 같이 낮춰 개구리주차장으로 조성하자 주민들의 호응이 기대 이상높아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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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관계자는 "그동안 주차장 미확보로 아파트 주민은 물론 현대 삼호사원 차량까지 포함해 이중주차로 차량통행에 지장을 초래해왔다"면서 "기존 보도 구간을 정비해 주차장 확보는 물론 도로주행이 원활해졌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는 이와 관련, 해외 사례를 연구해 개구리주차 활성화 등을 포함한 주차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 장기 과제로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본부 대표는 개구리주차와 관련, "서울은 수도권 집중화현상과 출퇴근시 차량 증가로 주차창 수급률이 50%를 갓 넘는다"면서 "교통안전이나 지역주민에게 피해가 없다면 개구리 주차를 허용하는 것이 낫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어 "자동차는 결국 세우지 못하면 어딘가에 세울 수밖에 없고 이는 곧 불법주차로 연결된다"면서 "조례에 의해 할 수 있으므로 서울시가 의지를 가지면 된다. 한때 경차에 한해 개구리 주차를 허용했지만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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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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