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 기업들이 이를 대비해 지출 및 투자를 줄이면서 현금 보유 비중이 40년래 최고로 늘어났다.


3일 월스트리트저널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 500대 비금융 기업들의 현금 및 단기투자금은 99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자산의 9.8%를 차지한다. 지난해 동기에는 8460억 달러로 전체 자산의 7.9%를 차지했다.

이 같은 추세는 3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회복 신호에도 기업이 여전히 돈줄을 푸는 데 소극적인 것. 지금까지 3분기 실적을 발표한 248개 기업의 현금 보유량은 지난 2분기 총자산의 10.1%에서 11.1%로 늘어났다. 특히 알코아와 구글, 텍사스 인스투르먼츠(TI)의 현금 보유량이 크게 늘어났다.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의 3분기 현금 보유량은 11억 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28% 늘어났다. 알코아는 올해 매출이 급감하자 배당금을 줄이고 1만5000명 이상을 감원해 비용절감에 나섰다. 그 결과 3분기에 흑자를 낼 수 있었다.

르네 스툴츠 오하이오주립대 교수는 “기업들은 과거보다 리스크가 높아졌기 때문에 더 많은 현금을 비축해 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칼스텐 스텐데바드 금융전략 담당자도 “지난해 금융위기로 기업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거나 비싼 이자를 치러야 했었다”며 “모든 기업들이 현금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캐슬린 케일 조지아대 교수는 “이는 많은 현금을 비축해두는 경향이 있는 하이테크 업체들이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기업들은 좋은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현금을 모아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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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포털업체 구글의 3분기 현금과 단기투자금 보유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53% 급증한 220억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자산의 58%를 차지한다. 미국 2위 반도체 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는 3분기 현금과 단기투자금 보유량이 28억 달러로 전년 대비 42% 급증했다.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이 늘었다는 것은 지출과 투자가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경제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업들이 고용을 다시 시작하고 자본 지출에 나설 여력이 생겼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스텐데바드는 “거시학적으로 봤을 때 기업들의 현금 보유량이 늘어났다는 것은 반길만한 소식”이라고 말했다.

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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