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배우 김영호는 겉과 속이 다른 남자다. 겉보기엔 험상궂고 거친 듯하다. 술도 한번 마시면 앉은 자리에서 소주 대여섯 병은 마실 것만 같다. 장군 같은 몸집에 누군가는 기가 죽고, 힘이 꽉 들어찬 중저음의 목소리에 누군가는 위압감을 느낀다.
김영호의 속은 겉모습과 딴판이다. 마초 같은 외양과 달리 꽤나 감성적이다. 나무와 대화하고 바람과 친구가 되는 그를 두고 혹자는 4차원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고 부르는 것이 사실에 가까울 것이다. 게다가 술은 소주 두 잔만 마셔도 휘청거릴 정도로 약하다.
"옆에 있는 여자를 방패삼아 자신의 심장을 향한 칼을 막는 남자입니다. 삶이 지겹고 지루해 보이는 남자인 것이지요. 삶 자체에 애착이 없는 녀석입니다. 누군가 자기를 공격할 때만 살기가 나올 뿐 매사에 귀찮아하고 가족도 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에요."
처음부터 태석이란 인물에게 끌렸다는 김영호는 자신이 연기한 캐릭터에 매력이 있기를 바라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어나면서부터 버림받았을 것 같은 얼굴, 어렵게 살아왔을 것 같은 얼굴을 그려내고 싶었다"고 그는 설명했다. 김영호는 머리로 계산해서 태석을 그려내기보다 "그의 영혼을 불러들이는 작업을 통해 연기했다"고 강조했다.
"(유)승호는 내면이 솔직한 남자이고 정직한 남자더군요. 겉멋이 든 녀석이 아니라 진지한 아이에요. 요즘 스타가 돼서 주위에서 많이 띄워주는데도 건방지지 않고 바른 모습이 좋아 보였습니다. 그대로만 잘 자라면 좋은 배우가 될 것 같습니다."
김영호가 '부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박지원 감독이 자신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었다. 출연료를 많이 주는 작품도 아니고 준비기간도 오래 걸려 언제 촬영이 시작될지도 모르는 작품이었지만 김영호는 감독을 믿고 태석의 영혼을 받아들일 준비를 했다.
김영호의 영화 속 캐릭터 변화는 극단적이다. 팔씨름 한번 이기는 것에 목숨을 거는 남자(밤과 낮)가 사랑을 제대로 표현하는 법을 몰라서 강제로 여자를 안는 남자(미인도)와 큰 차이가 있듯 이 두 인물과 태석의 차이 또한 무척 크다. 김영호는 다음 작품인 성지혜 감독의 '여덟 번째 감정'에서 황인영과 멜로 연기를 펼쳐 보이며 다시 한 번 변신을 시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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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metro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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