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15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와 씨티그룹의 3분기 실적발표에서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간의 온도차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투자은행과 상업은행의 명암이 뚜렷하게 상반된 것도 이 때문. 업계 전문가는 이번 실적발표를 두고 앞으로 펼쳐질 ‘승자독식 시대’의 전주곡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 투자은행 웃고, 상업은행 울고= 씨티그룹은 3분기 주당 27센트의 손실을 기록, 초라한 성적표를 내놓은 반면 골드만삭스의 이익은 전년동기 세 배 이상 불어난 31억9000만 달러(주당 5.25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JP모건체이스가 예상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내놓은데 이어 '깜짝실적'을 이어간 것.
미국 투자뉴스 더스트리트닷컴은 상업은행인 씨티그룹의 3분기 손실은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을 포함한 투자은행의 견고한 실적과 대조적이라며 ‘씨티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고 평가했다.
투자은행과 상업은행 간의 엇갈린 명암은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간의 온도차에 의한 것이다. 올 들어 주식시장과 자금시장, 인수합병(M&A) 시장은 랠리를 펼치고 있는데 반해 실업률과 가계 채 등은 개선 기미를 보이고 있지 않은 것.
그 결과 골드만삭스는 투자은행부문과 중개영업에서, JP모건은 주식보증 및 채권매각에서 각각 실적개선을 이끌어낸 반해 상업은행 씨티그룹은 대출손실로 큰 타격을 입었다. 월가의 유명 애널리스트 메리디스 휘트니는 “월스트리트(금융부문)와 메인스트리트(실물 경제) 간의 큰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며 “메인스트리트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반해 월가는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 승자독식의 시대 열리나 = 이번 실적발표가 다가올 승자독식의 시대를 예고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살아남은 거대 기업들의 독주가 시작될 것이라는 것. 올 들어 미국에서 98개의 은행이 문을 닫으면서 시장에서 퇴출된데 반해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가 ‘깜짝실적’을 올린 것은 승자독식 시대의 전주곡이란 평가다.
금융리서치 회사 포사이트에 따르면 미국 내 581개의 소형은행들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로 내년까지 파산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이는데 반해 규모가 큰 상위 19개 은행의 파산 가능성은 없다.
◆ 경제 기초체력 여전히 취약 = 두 은행의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지만 이날 주가는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순익보다 이면에 숨겨진 경기 펀더멘털의 부진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특히 씨티그룹의 대출 손실에 주목했다. 3분기 대출 손실 규모는 80억 달러로 전분기 대비 3억8600만 달러 감소했지만 여전히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는 얘기다. 미국 가계 부채와 실업률이 점점 높아지고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는 지적이다.
비크람 팬티트 씨티 최고경영자(CEO)도 “소비자 금융 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렵다”며 상업은행의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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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공식적 예상치가 아닌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실제 기대치 ‘위스퍼 넘버(whisper number)'에 못 미쳤다는 점 때문에 하락세를 기록했다.
헌팅턴 자산운용의 피터 소렌티노는 이코니미스트는 “시장의 기대가 비현실적이리만큼 컸다”고 말했다. 나이트 캐피탈의 아이오앤 스미스 부회장도 “실적이 전문가 예상치인 3.48~4.75달러보다는 충분히 앞섰지만 위스퍼넘버인 6달러에는 못 미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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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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