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여러 아이들이 보는 장소에서 여자 아이의 가슴 등을 만졌다면 성욕을 만족하려는 의도가 없었더라도 추행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는 초등학교 연구실에서 건강검진을 받겠다며 찾아온 12세 여아의 가슴을 만진 혐의(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로 기소된 목사 A(60)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1일 밝혔다.

A씨는 2007년 9~12월 모 초등학교에서 음악과 영어 과목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면서 건강검진을 해준다는 구실로 13세 미만 여자 어린이들을 책상 위에 눕게 한 다음 상의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과 배를 만지는 등 추행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항소심은 "사건 당시 주위에 다른 학생들이 함께 있었고, 피고인이 의료자격증은 없지만 수지침과 상담치료에 관심이 많아 평소 학생들에게 진맥이나 건강검진을 해온 점, 피해자가 호기심으로 피고인에게 진맥 등을 요구했던 점 등을 종합할 때, 피고인이 추행의 범의를 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같은 행위가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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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은 그러나 원심의 이 같은 판단을 뒤집고 사건을 하급심으로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비록 피해자가 호기심에서 피고인을 먼저 찾아갔고, 함께 간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한 행위여서 성욕을 만족하려는 주관적 동기나 목적이 없었더라도,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어 "이로 인해 피해자의 심리적 성장 및 성적 정체성의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추행행위의 행태와 당시의 정황 등에 비춰 볼 때 피고인의 범행의도도 인정할 수 있다"면서 "피고인의 행위가 추행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고 당시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추행한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단은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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