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미국 주택 가격이 사상 최대 폭으로 급락하면서 ‘바닥’에 대한 희망이 멀어졌다. 또 주택 압류 방지를 위한 오바마 행정부의 모기지 조건 완화 방안의 효과가 미미해 미국 주택시장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는 양상이다.

26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3월 미국 내 20개 주요 도시 주택가격을 나타내는 케인스-쉴러 주택가격지수가 1년 전보다 18.7% 하락했다고 밝혔다. 3월 낙폭은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인 18.3%를 웃돌았다. 지수가 정점에 달했던 2006년 7월과 비교하면 무려 32.2%나 폭락했고 32개월 연속 하락 곡선을 그린 셈이다.

또 1분기 미국 전국 주택가격지수 평균 하락폭은 19.1%에 달해 지수집계가 시작된 이후 21년 만에 가장 큰 분기 하락폭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분기에는 18.2% 떨어졌다.

S&P 인덱스커미티의 데이비드 블리쳐 위원장은 “20개 주요도시 모두에서 평균 연간 주택가격이 떨어졌고 이 가운데 9곳에서는 사상최대 하락세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과는 주택 경기가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을 뒤엎은 것이다. 웨이스리서치의 부동산 담당 마이크 라스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택 거래에 증가세가 있었기 때문에 더 좋은 결과를 기대했었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거래 증가가 곧 가격 상승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압류 주택이나 급매물에 대한 거래량이 늘어나 시장 볼륨은 확대됐지만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는 것. 특히 부동산 감정사들이 과거 주택가격 산정에서 압류 주택의 경우를 배제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 압류주택 매매가 대세를 이루면서 이를 가격 산정에 포함, 가격 하락세를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주택 압류 방지를 위해 모기지 조건을 완화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책이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날 피치는 대출 기간 연장과 같은 모기지 조건 완화에도 불구하고 압류위험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내용에 따르면 한 차례 대출 조건을 완화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65~75%가 60일 이내 다시 채무불이행에 이를 전망이다. 피치는 “디폴트가 유력해 보이는 채무자들에게도 대출 조건을 완화할 것을 요구하는 사회적 압력 때문에 리디폴트(redefault)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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