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CParK'팀 막판에 스페인 팀 제치고 우승


세계 최고 해커 결정전에서는 마지막 60초에 승부가 갈렸다. 한국의 'CParK'팀이 경기 종료를 1분 앞두고 마지막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스페인의 '우비우비판다스(Woobi Woobi Pandas)'를 누르고 막판 극적 역전극을 펼치면서 1위에 올라섰기 때문이다.

8일 세계 최고의 해커들이 서울 코엑스 그랜드볼룸에 모여 기량을 겨룬 '코드게이트2009 국제해킹방어대회'에서 영예의 우승 월계관은 한국의 'CParK'팀에 돌아갔다. 'CParK'팀원들은 "우승해서 너무 기쁘지만 차제에 해킹이나 보안 관련 전문가들에 대한 대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CParK'팀은 박찬암, 김우현, 조주봉 씨로 구성됐다. 4명이 팀을 구성할 수 있는 이번 대회에서 3명만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도 기록이다. 팀원 가운데 조주봉 씨는 안철수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하는 보안 전문가지만, 박찬암, 김우현 씨는 각각 인하대와 서강대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는 대학생 신분이어서 더욱 눈길을 모았다.

조주봉 연구원은 "다른 해킹 대회와 다르게 방어자의 역할을 수행하는 문제가 출제돼 풀어가는 과정이 중요했다"며 "난이도가 높아 마지막 1분까지 고심을 거듭하면서 간신히 문제를 풀었다"고 당시의 아슬아슬한 순간을 전했다. 그는 "코드게이트는 4명이 출전할 수 있어 내년에는 1명을 더 영입해 출전할 수도 있다"며 내년 대회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CParK'은 창조적 공원(놀이터)라는 의미의 '크리에이티브 파크'를 줄인 말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해커들과 24시간의 경쟁 끝에 최고의 해커 자리를 차지한 'CParK'팀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보안기술 전문가 대우 문제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소신성 발언을 강조하는 등 젊은 패기가 넘쳐났다. 'CParK'팀의 박찬암 씨는"보안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직종에 대우가 좋아졌으면 좋겠다"면서 "사실 해킹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구를 계속해야 하지만 열정만 갖고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보안전문가에 대한 처우 개선문제를 강도높게 제기했다. 그는 보안 전문인력을 확실하게 대접해야 이 분야에 대한 발전이 급속도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CParK'팀 김우현씨는 "대학졸업후에는 보안 기업보다 다른 IT기업에 가고 싶다"면서 "보안 쪽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기술력에 비해 대우를 잘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CParK'은 비록 다른 팀에 비해 나이는 어리지만 이미 미국의 데프콘 등 국제무대에서 여러 차례 실력을 인정받는 등 해커계에서는 나름의 입지를 굳힌 팀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미국팀 '라스트플레이스(l@stplace)'는 CParK팀에 대해 "기술적인 면에서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이번 코드게이트는 여러 보안 분야가 접목된 문제가 출제돼 난이도가 높았는데 어려보이는 한국팀이 우승을 차지해 매우 놀랍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CParK'팀에 밀려 아깝게 2위에 그친 스페인의 '우비우비판다스' 등 외국 참가팀들은 이번 해킹대회가 다른 대회와 달리 보안과 방어에 중점을 두고 진행됐으며, 문제의 난이도가 매우 높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회는 보안연구 전문가 집단 '비스트랩'이 문제를 출제하고 참가 해커가 방어를 맡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문제 출제자 측이 악성코드 등을 이용해 공격을 하면 참가팀이 이를 방어하면서 각종 기술로 이를 치료해 점수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이는 공격자로서 해커보다 보안 전문가로서의 해커를 양성하겠다는 주최측의 의도에 따른 것이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해커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털어내고 긍정적 시각이 확산돼야 한다는 주문도 만만치 않다.
 
올해 2회째 행사를 진행한 '코드게이트2009'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조주봉 연구원은 "일단 이런 행사가 지속적으로 열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다만 대회가 24시간 진행되는 관계로 보안컨퍼런스에 참석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면서 제도 개선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CParK 팀원들이 앞으로 어떤 '창조적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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