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조가 아사상태에 빠진 업계 상황을 외면한 채 연초부터 파업 수순을 밟고 나섰다.
그러나 사측이 글로벌 영업환경 악화로 인해 1분기 국내 생산을 30% 정도 감산하는 등 비상운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근로조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수단으로 파업 투쟁 카드를 들고 나왔다는 점에서 노조원들의 동조를 크게 얻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 파업, 국면 전환 포석용
15일 금속노조 산하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오는 19일로 예정된 임시 대의원대회에 전주공장 주간연속 2교대제 시범 실시와 관련해 '쟁의 행위 발생 결의의 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현대차 노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되기 이전인 지난해 9월 노사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올해 1월중 전주공장을 시작으로 밤샘근무를 없애고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시범 실시하는데 합의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주간연속2교대제 시범실시 세부안 마련을 위해 노사간에 협상 테이블을 만들었지만, 올해 사업계획마저 수립하지 못할 정도의 경영여건이 악화되면서 공전을 거듭해왔다.
급기야 현대차가 1분기 국내 공장 생산량을 30%까지 감축하기로 결정하면서 노사 협상이 난관에 부딪혔고, 최근 사측에서 전주 완성차 공장라인에 대해 1교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지면서 노조도 파업 강수를 띠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현대차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불황이 더해지면서 버스 등 상용차는 고사하고 승용차 판매량도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에서 주간연속 2교대제를 실시할 만큼의 물량 확보가 불가능하다"며 "제도를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상황이 나아질때까지 미루자는 것인데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사측이 경영 환경 변화를 핑계로 감산 논리를 앞세우고 있으며, 주간연속 2교대제 시범 실시 연기 조치가 향후 대규모 구조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는 만큼 관철하겠다는 입장이다.
▲업계 "파업 현실화땐 강력한 비난 감수해야"
그러나 재계와 노동계에서는 최근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부품 업계가 '부도 도미노' 회오리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파업을 실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말 부터 전국 부품 2차ㆍ3차 납품업체들 상당수가 부도를 냈거나 부도 위험에 처해있고, 평택 등 일부 지역에서는 1차 납품업체도 회사 문을 닫아야할 처지에 몰리고 있다.
특히, 대부분 영세 부품업체들이 오는 3월 춘투가 가시화될 경우 줄도산하면서 국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여론의 뭇매를 우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파업 수순에 돌입했다는 자체에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최근 현대차 비상경영체제에 동참 의지를 밝힌 생산직 근로자들도 노조 집행부의 처사가 갈수록 후퇴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대림대학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지부가 파업을 실행에 옮기기위한 행보를 계속할수록 업계 등 외부 뿐만 아니라 노조 내부에서도 반발 기류가 확산될 것"이라며 "글로벌 위기상황을 감안해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는 대승적인 자세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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