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 올여름 에너지 위기 경고
냉방·항공 수요 증가로 여름 원유 부담 커져
"호르무즈 재개방 안 하면 경제 침체 가능"

이란 전쟁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올여름 고비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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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는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이란이 사실상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은 전쟁 전 하루 평균 2000만배럴의 원유·석유제품이 통과하던 세계 최대 에너지 수송로로, 세계 해상 석유 교역량의 약 20%를 담당했다. 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이라크·쿠웨이트·카타르·이란 등 주요 산유국의 핵심 수출 통로다. 사우디와 UAE는 해협을 우회하는 송유관을 보유하고 있으나 용량은 하루 350만~550만배럴로, 기존 물동량의 35% 수준에 그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란 전쟁 이후 자국 경제 보호를 위한 긴급 조치를 도입한 국가는 76개국으로, 3월 말 55개국에서 늘었다. 석유 시장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석유가 항로를 찾지 못할 경우 올여름 가격 급등이 재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반구 여름철 냉방과 휴가철 항공 수요 증가로 원유·정제유 공급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IEA는 3~6월 세계 석유 소비가 생산보다 하루 평균 약 600만배럴 많을 것으로 추산했다. 전략적 비축 원유가 하루 200만배럴 이상 방출되고 있으나, 상당량은 7월 말 종료가 예정돼 있다. 세계 재고는 전쟁 발발 이후 3억 8000만배럴 가까이 줄었다. IEA는 지난 3월 회원국들과 공조해 4억 배럴의 비상 비축유 반출에 합의한 바 있다.

IEA 사무총장 파티 비롤은 이번 사태를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비축유 반출은 고통을 줄여줄 뿐 해결책이 아니다. 치료제는 호르무즈 해협을 여는 것"이라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30억배럴이 넘는 석유 재고 대부분이 송유관 압력 유지, 정유소 연속 가동, 저장 탱크 보호 등을 위한 최소 운영 물량으로 묶여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재고가 0이 되기 훨씬 전에 시장이 마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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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뿐 아니라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도 타격을 받고 있다. IEA에 따르면 카타르·UAE발 LNG 공급이 하루 3억세제곱미터(㎥) 이상 줄어 매주 20억㎥가 넘는 공급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세계 LNG 교역량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만큼 아시아 가스 시장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일부 국가에서는 가스 배급제가 시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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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위기가 세계 경제를 경기침체로 몰아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펀드 관리업체 애버딘의 폴 디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브렌트유가 배럴당 180달러(약 24만 9000원)까지 오를 경우 유럽과 아시아에서 물가 급등과 경기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포스톨로스 치치코스타스 유럽연합(EU) 교통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 14일 "전쟁이 몇 주 내로 끝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지 않으면 세계 경제 침체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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