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잡은 코어라인, 미국 막힌 뷰노…해외 무대서 실적 갈린 의료 AI
코어라인, 독일 폐암검진 급여화 수혜로 구독 매출 확대
루닛, 북미 대형 영상의학 서비스 기업 채널로 외형 성장
뷰노, 딥카스 FDA 지연에 美 보험 진입 일정 불확실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국내 주요 의료 인공지능(AI) 기업들의 1분기 실적이 '국가별'로 엇갈려 눈길을 모은다. 독일 국가 폐암검진 사업에 올라탄 코어라인소프트는 매출이 50% 가까이 늘었고, 북미 대형 영상의학 사업자 채널을 잡은 루닛은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냈다. 반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지연으로 미국 보험 진입 시점을 놓친 뷰노는 매출이 뒷걸음질 쳤다.
독일 폐암검진 급여화…코어라인, 구독형 매출 확대
19일 업계에 따르면 코어라인소프트의 1분기 연결 매출은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7% 증가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62.4%로 절반을 넘었다. 시장은 코어라인소프트의 매출 구조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한 번 판매하고 끝나는 영구 라이선스 비중은 줄고, 검진 건수와 계약 기간에 따라 반복적으로 매출이 발생하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어서다. 코어라인소프트의 1분기 사용량·기간 기반 반복 매출 비중은 49.0%로 전년 동기(38.9%)보다 10.1%p 올라갔다. 사용량 기반 과금(PPU) 매출은 1년 새 319.7% 늘었다.
코어라인소프트의 반복 매출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시장은 독일이다. 독일은 지난달 1일부터 50~75세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저선량 컴퓨터단층촬영(LDCT) 폐암 검진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검진을 받아도 환자 본인 부담이 거의 없어졌다는 의미다. 새로 검진 대상에 들어온 인구만 약 550만명에 이른다. 코어라인소프트는 1분기 독일에서 신규 병원 계약 11건을 확보했다. 2025년 연간 신규 계약 10건을 한 분기 만에 넘어선 수치다. 베를린 샤리테 병원, 하이델베르크 대학병원, 하노버 의대 부속병원 등 독일 주요 의료기관이 고객사에 포함됐다.
북미 대형 영상의학 기업 파트너십 확대 루닛…외형 성장, 수익성은 과제
국가 검진 체계 편입을 노린 코어라인소프트와 달리 루닛은 현지 대형 영상의학 사업자와의 직접 계약을 통해 검진 물량을 확보하는 전략에 무게를 싣고 있다. 루닛은 1분기 연결 매출 2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하며 1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97%에 달한다.
성장을 이끈 것은 북미 채널 확대다. 루닛 자회사 루닛 인터내셔널이 북미 최대 외래 영상의학 사업자 중 하나인 라드넷과 계약을 연장한 효과가 1분기 실적에 반영됐다. 라드넷은 미국 전역에 외래 영상의학 검진센터를 운영하는 사업자로, 루닛 인사이트가 분석한 검진 영상이 늘어날수록 매출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북미 시장은 현재 루닛 암 진단 사업 매출의 약 70%를 차지한다.
일본에서도 후지필름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매출이 직전 분기 대비 70% 증가했다. 1분기 말 기준 루닛 솔루션을 도입한 의료기관은 전 세계 3600여 곳, 사용 의료진은 9500여 명에 이른다. 연간 분석 의료영상 건수는 약 1970만 건이다. 다만 수익성은 여전히 과제다. 루닛은 1분기 영업손실 136억원을 기록하며 적자를 이어갔다. 매출 확대 속도는 빠르지만 아직 본격적인 이익 회수 단계에 들어섰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딥카스 허가 지연…미국 시장 전략 제동 걸린 뷰노
생체신호 기반 AI 의료기기 기업 뷰노는 미국 시장 진출 일정에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1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연결 매출은 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감소했고 해외 매출 비중은 0.4%에 그쳤다.
주력 제품인 AI 심정지 예측 솔루션 '뷰노메드 딥카스'의 미국 진출 일정에도 제동이 걸렸다. 뷰노는 최근 FDA로부터 딥카스 510(k) 인증에 대해 NSE(동등성 증빙 불충분) 통보를 받았다. 510(k)는 기존 허가 제품과 성능이 실질적으로 비슷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는 인허가 절차다. 딥카스는 2025년 뷰노 전체 매출 348억원 가운데 257억원을 차지한 핵심 제품이다.
FDA 허가 지연은 미국 보험 보상 일정과 직결된 만큼 타격이 크다. 미국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딥카스를 병원에 추가 보상을 지급하는 신기술 보상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전제 조건은 FDA 허가였다. 이번 인증 지연으로 미국 수가 진입 일정도 함께 늦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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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국내 의료 AI 기업들의 수익화 전략이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의료 AI는 이제 실제 의료 시스템 안에서 반복 사용되며 비용 지불 구조에 안착하는지가 매우 중요해졌다"며 "결국 누가 먼저 안정적인 반복 매출 구조를 만들고 이를 수익성으로 연결하느냐에 따라 기업 간 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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