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학점제, 학생부담만 키웠다"
비수도권 학생이 말하는 현실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학생 선택권 확대라는 정책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는 입시 부담과 지역 간 교육 격차가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학생들은 교육과정 및 입시에 대한 정보 부족과 사교육 의존 심화로 인해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고 호소하고 있다.

최근 진주 명신고 신기진 학생은 권순기 경남교육감 후보와 간담회를 갖고 고교학점제가 지방 학생들에게 주는 현실적 부담과 구조적 문제점 등을 구체적으로 제기하며 개선책을 요구했다.

권순기 경남교육감 예비후보와 명신고 신기진 학생. [사진제공=권순기 선대위]

권순기 경남교육감 예비후보와 명신고 신기진 학생. [사진제공=권순기 선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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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군은 고교학점제의 가장 큰 문제로 '정보 격차'를 꼽았다. 그는 "고교학점제로 인해 대입 구조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졌지만 이를 제대로 지도해 줄 전문가가 지방에는 거의 없다"는 고충을 토로했다.


또 "진주 같은 비수도권의 경우 전문 컨설팅 기관조차 찾기 어려워 결국에는 수도권으로 가야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불평등과 직결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은 서울이나 경기권에서 컨설팅과 입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일반 학원조차 다니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결국 부모의 경제력이 고교학점제 적응 능력과 입시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고교학점제가 학생 개개인의 진로 선택을 존중하기보다는 오히려 사교육 시장 확대와 입시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현장의 인식을 보여준다.


게다가 학생들이 느끼는 부담은 단순히 과목 선택에만 그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행평가 확대와 내신 5등급제 도입 이후 대학들이 표준편차, 원점수, 석차 등을 더욱 세밀하게 반영하면서 학생들의 고교학점제로 인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는 것이다.


신 군은 "5등급제가 학생 부담을 줄인다고 했지만 현실은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며 "단순히 공부만 잘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수행평가, 비교과, 과목 선택까지 모두 관리해야 한다는 압박이 크다"고 강조했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는 '선택형 교육과정'이라는 이름 아래 학생들이 충분한 정보 없이 진로를 결정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대학별 반영 과목과 필수 선택 기준이 계속 달라지는 상황에서 지방 학생들은 정확한 정보를 얻기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신 군은 답답한 심경으로 권 후보에게 면담을 요청했고, 권 후보 역시 흔쾌히 신 군과 2시간여 간담회 시간을 가지며, 학교 현장에서 학생과 교사들이 겪고 있는 고교학점제 시행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개선책 마련에 최선을 다할 생각임을 밝혔다.


교사들 역시 다과목 수업 준비와 생활기록부 작성, 평가에 이르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고교학점제 취지와는 달리 대학입시와 수능은 상대평가로 치루어 지고 있어 제도와 입시가 따로 노는 혼란에 학생 지도에 많은 고충을 겪고 있다.


권순기 후보는 신 군과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 기반 지원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학생들이 수도권과 공평하게 정보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권 후보는 "우선 비수도권 학생들을 위한 공공형 진로·입시 컨설팅 시스템 구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RISE 사업 기금을 바탕으로 한 고교-대학 연계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폭넓은 진로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경남의 대학과 연구소, 기업의 박사급 인력을 모아 '경남 고교학점제 외부 강사 풀'을 구성하고 △항공우주 △방위산업 △소재·부품 △에너지·환경 △디지털·AI 등 경남의 미래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설계한 과목을 '학교 밖 교육자원 활용 과목'으로 개설해 고교 학점으로 정식 인정받게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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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후보는 "교육감에 당선되면 '전국교육감협의회'를 통해서 지방 학생들이 수도권 학생들과 동등한 교육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함께 교육부에 건의하고,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남취재본부 송종구 기자 jg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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