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맥스로 넷플 보며 팝콘 먹방…영화관의 생존법
넷플릭스, 북미 스크린 활용 홍보
고가 프리미엄관 매출 비중 확대
식음료 비중 늘어…서비스 강화
극장·OTT 공존 모델 대응해야
넷플릭스가 북미 극장 문을 두드린다. 지난해 '기묘한 이야기' 마지막 편을 500곳 이상에서 상영했다. 영화관들은 팝콘·음료 등 매점 매출로만 2500만 달러(약 375억원)를 올렸다. 내년에는 넷플릭스에서 4월 공개하는 '나니아: 마법사의 조카'에 기대를 건다. 2월 아이맥스로 먼저 개봉한다.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시네마콘에서 합의한 내용이다. 넷플릭스는 자체 플랫폼 배급을 고수해왔다. 이제는 영화관을 필요에 따라 쓰는 유통 채널로 인식한다. 시네마콘은 글로벌 배급사, 기술 기업 등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영화 컨벤션이다.
북미 극장가도 달라지고 있다. 주목받는 영화에 더 집중한다. 배경에는 위축된 시장이 있다. 올해 박스오피스 규모는 팬데믹 이전보다 20% 정도 낮다. 수요 붕괴보다 개봉 편수 감소가 원인이다. 전체 관객이 줄면서 선택적 소비에 맞는 전략을 구체화한다.
대표적 예가 프리미엄 포맷이다. 좌석, 음향, 스크린 등 물리적 환경 개선으로 고부가가치 경험을 제공한다. 아이맥스나 돌비 시네마 입장권은 일반관보다 두 배가량 비싸다. 하지만 전체 매출의 25~30%를 차지할 만큼 성장세가 가파르다.
올해는 7월 개봉하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 신작 '오디세이'에서 정점을 찍을 수 있다. 전 장면을 아이맥스로 촬영했기 때문이다. 배급사 유니버설 픽처스도 홍보에서 극장 관람의 차별성을 전면에 내세운다.
프리미엄 포맷 못지않게 늘어난 매출은 식음료다. 주요 멀티플렉스 체인 매출에서 비중이 40% 안팎이다. 마진이 80% 이상인 팝콘과 음료가 주요 수익원이다.
북미 영화관들은 이런 흐름에 맞춰 투자를 늘린다. 특히 주요 체인 여덟 곳은 올해부터 3년간 22억 달러(3조3031억원)를 시설 개선에 쓴다. 리클라이너 좌석, 레이저 프로젝션, 고급 식음료 서비스 확충이 핵심이다. 관람 자체를 하나의 소비 체험으로 만들고자 한다. 콘서트 실황, 스포츠 중계, e스포츠 대회 등 큰 화면과 좋은 음향이 필요한 콘텐츠라면 장르를 불문하고 스크린에 건다. 싱어롱 등 참여형 프로그램도 늘린다.
바뀐 환경에서 산업 내 경쟁의 초점도 달리한다. 팬데믹 때는 극장 개봉 여부가 쟁점이었다. 지금은 상영 기간과 조건을 둘러싼 협상에 집중한다. 일정 수준의 독점 기간이 확보돼야 투자금 회수가 가능한 까닭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4일 발행한 보고서 '미국 스트리밍 산업 재편과 미디어 M&A 동향 분석'에 따르면, 영화관에서 독점 공개된 뒤 스트리밍이나 디지털 판매로 넘어가기까지의 기간인 홀드백은 늘고 있다. 팬데믹 이전에는 일반적으로 75~90일이었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17~30일로 줄었는데 최근 회복세를 보인다.
유니버설 픽처스는 올해부터 기간을 17일에서 31일로 확대한다. 내년엔 주요 타이틀에 45일 이상을 적용한다.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는 워너 브라더스 인수 추진 과정에서 연간 최소 서른 편 개봉과 45일 이상 독점 상영을 약속했다. 디즈니는 대형 프랜차이즈에 100일을 유지한다.
스트리밍 업체들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특히 극장 상영에 부정적이던 넷플릭스는 최근 45일 수준의 상영 뒤 플랫폼 공개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자세가 바뀌었다.
박병호 콘진원 LA비즈니스센터장은 "개별 기업의 정책 변화가 아니라, 산업 전반이 단기 창구 실험 뒤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프리미엄 포맷을 활용한 선공개는 작품의 규모와 상징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스트리밍 공개 시점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한 전술 조정이 아니다. 북미 영화 산업 전체의 구조적 전환이다. 영화관 중심의 단일 유통, 대량 제작, 티켓 판매 중심이던 기존 틀은 한계에 도달했다. 작품 특성에 따라 유통 경로와 공개 시점, 수익 설계를 달리해야 살아남는다. 특히 극장은 모든 영화가 거치는 필수 관문에서 특정 작품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 거점으로 역할이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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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센터장은 "산업의 운영 방식 자체가 재설계되고 있다"며 "향후 경쟁 환경은 극장가의 구조 변화 대응 능력으로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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