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전남 지역 '조직력' 강점에도 위기 직면
광주선 영향력 애매…전남 중심 논리 희석
기존 운영 시스템 대 전환 절실 지적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초대 1금고 선정을 앞두고 NH농협은행이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표면적으로는 광주은행과의 양강 경쟁 구도지만, 실제로는 지역성 논란과 법적 형평성, 정치적 상징성, 수익성 악화 부담까지 복합적으로 얽힌 싸움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농협은 오랜 기간 전남도 1금고를 맡아온 경험과 압도적인 지역 조직망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에는 기존과 전혀 다른 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번 금고 경쟁은 단순한 은행 선정이 아니라 향후 호남 금융 주도권 재편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25조 시장' 통합특별시 금고

오는 7월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광주시와 전남도의 일반·특별회계, 기금 등을 포함해 연간 운용 규모가 25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지자체 가운데에선 전국 3위권 규모다.

전남농협 전남도청 지점 전경. 심진석 기자

전남농협 전남도청 지점 전경. 심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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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고은행은 단순히 공공자금을 보관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지방세·세외수입 관리, 공무원 급여, 산하기관 거래, 정책금융 연계 등 막대한 부수 효과를 가져온다.

무엇보다 지역 내 금융 신뢰도와 상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권이 사활을 거는 사업이다. 이번 선정은 6개월 한시 운영 성격이지만, 금융권은 사실상 '내년 본계약 전초전'으로 보고 있다. 초대 금고 운영 경험 자체가 차기 경쟁에서 절대적 실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농협 전남 전역 장악한 조직력과 행정 네트워크


농협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단연 지역 밀착 조직망이다. 전남은 전국에서도 농업 비중이 높은 지역이다. 농협은 시·군 단위는 물론 읍·면 단위까지 촘촘한 금융·경제 조직을 구축하고 있다. 일반 시중은행이 따라오기 어려운 접근성과 행정 연계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올해 1월 기준 농협은행 점포 수는 93개지만 단위농협으로 시선을 확대하면 580개에 달한다.


여기에 전남도청 및 기초자치단체와의 업무 연계 경험도 풍부하다. 오랜 기간 전남도 1금고를 운영하며 축적한 행정 시스템 이해도 역시 농협의 핵심 자산이다.


금융권에서는 통합특별시 출범 초기 안정적 시스템 운영 측면에서 농협이 비교 우위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농협은 단순 금융기관이 아니라 지역 농업·농촌 지원 조직이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지역 농업인 지원과 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해온 만큼 공공성과 지역 기여도 측면에서 충분한 명분이 있다는 논리다.

달라진 환경…"전남 논리만으론 부족"


물론 통합특별시 체제에서는 기존 전남 중심 논리가 그대로 통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광주가 결합되면서 도시 금융 경쟁력이 크게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광주 지역에서는 광주은행의 지역 정체성과 시민 여론 영향력이 상당하다.


광주은행은 향토은행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역 자금의 역외 유출 방지', '지역기업 재투자', '지역 인재 채용' 등을 강조하며 지역 정서에 호소하고 있다.


반면 농협은 중앙회 체계 특성상 '지역은행이 아니다'란 약점을 안고 있다. 특히 일부에서는 농협의 수익 구조가 결국 중앙 조직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문제 삼기도 한다.


1금고 평가에서 은행의 건전성, 안정성도 중요하지만 '지역 사회 기여' 항목이 가장 결정적인 만큼, 농협 운영 시스템의 대대적 전환이 절실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남에서는 농협의 영향력이 압도적이지만, 광주 민심까지 포함되는 순간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통합특별시는 단순히 전남도 금고 연장선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정치·금융 시장"이라고 분석했다.


'지역농협 점포 인정' 여부 변수


현재 가장 첨예한 쟁점은 농협은행과 지역농협 문제다.


금고 평가 과정에서 점포 수와 접근성은 중요한 항목 중 하나다. 여기서 농협 측이 지역농협 점포까지 실질적 금융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광주은행 측은 농협은행과 지역농협은 법인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 기준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반면 농협 측은 실제 주민들이 체감하는 금융 서비스망 전체를 봐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 실적 경쟁을 넘어 법적 형평성 논란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금융권에서는 평가 기준이 모호할 경우 선정 이후 행정소송이나 법적 분쟁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 지자체 금고 선정은 과거에도 공정성 논란과 법적 다툼이 반복돼 왔다.


내년부터 시중은행까지 가세…농협 '승부수'


농협 입장에서 이번 경쟁이 더욱 중요한 이유는 내년 본 계약 때문이다.


이번에는 광주은행과 농협 중심 경쟁이지만, 내년에는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대형 시중은행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약 농협이 초대 금고를 놓칠 경우 향후 경쟁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반대로 이번에 금고를 확보하면 초기 운영 실적과 시스템 안정성을 앞세워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결국 이번 전남광주통합특별시 1금고 경쟁은 단순한 은행 선정이 아니라 지역 금융 질서 재편과 향후 호남 금융 주도권의 방향성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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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금융계 관계자는 "급작스러운 시도 통합으로 인해 시 금고 선정이 일시적으로 광주은행, 농협 2파전 양상을 띠고 있지만 본 선정이 추진되는 내년에는 여러 금융업계가 도전장을 내밀 것이다"라며 "과거와 달리 시도통합에 따른 거대예산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어느 때보다 심해질 것이다. 그동안 광주은행과 농협이 독점해온 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호남취재본부 심진석 기자 mour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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