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당 "보냈다" vs 도당 "못 받았다"… '진실공방'
대외비 성격의 인사 문건, 비례 신청자들에게 유출
'도당위원장과 소송' 거론하며 간부들 반발 모의 정황

국민의힘 제주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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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중앙당이 이번 선거의 전략적 방침인 '광역추천인재' 제도를 통해 도의원 비례대표를 발탁하려던 인사 공문이 공식 라인에 접수되기도 전에 직접적인 경쟁자인 기존 비례대표 신청자들에게 통째로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더욱이 유출된 문건을 바탕으로 일부 당 간부들이 도당위원장과 추천 인사의 개인적 소송 관계까지 거론하며 중앙당 방침에 반발하는 집단행동을 모의한 데다, 정작 도당은 수신 여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공당의 보고 체계와 기강이 완전히 무너졌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8일 지역 정가와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 중앙당은 당의 외연 확장과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광역인재영입(광역추천인재)' 케이스로 이명수 전 제주도당 사무처장을 비례대표로 추천한다는 공문을 최근 제주도당에 발송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중앙당의 이러한 전략적 인사 공문이 엉뚱하게도 비례대표 공천을 두고 당사자와 밥그릇 싸움을 벌여야 하는 기존 신청자들과 당내 일부 간부들에게 가장 먼저 흘러 들어갔다는 점이다.

공천의 룰과 대상자를 다루는 최고 수준의 보안 인사 기밀이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들에게 선제적으로 노출된 치명적인 사고다.


비정상적인 루트로 유출된 기밀은 곧바로 조직적인 반발의 불씨가 됐다.


최근 당내 부위원장 등 핵심 간부들과 비례 신청자들에게 공유된 문자 메시지에는, 중앙당의 영입 지침을 거부하고 세력화를 꾀하려는 구체적인 논의가 낱낱이 담겼다.


해당 메시지 작성자는 추천된 이 전 사무처장이 고기철 도당위원장과 소송 중이라는 사적인 갈등 관계를 부각했다.


이어 "이해당사자인 도당위원장이 직접 액션을 취하기 불편하실 테니, 이번에 비례대표로 출마하기로 한 사람들도 직접적인 당사자이니 뭔가 부정적인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 과연 적정할지 의문"이라며 우회적으로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특히 "광역추천인재 한 자리 등으로 순위를 정리하면 도당에 비례 신청한 사람들은 들러리냐"며 중앙당의 전략적 영입 취지를 전면 부정했으며, 유출된 인사 문건을 무기로 기존 신청자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당내 갈등을 조장한 셈이다.


이처럼 기밀 유출과 반발 모의로 내부가 발칵 뒤집혔지만, 정작 도당 지도부는 시스템 마비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중앙당은 "공문을 보냈다"고 거듭 확인했지만, 수신처인 제주도당은 "도착하거나 확인된 바 없다"며 공식 문서의 행방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기형적인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결국 중앙당의 인재 영입 지침을 수령해야 할 공식 시스템은 마비되고, 비공식 라인으로 새어 나간 인사 기밀이 경쟁자들의 파벌 싸움과 반발의 도구로 전락하면서 국민의힘 제주도당의 선거 관리 능력이 심각한 난맥상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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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중앙당 광역추천인재로 추천된 이명수 전 사무처장은 정작 이번 지방선거 제주도의원 비례대표 신청은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호남취재본부 박창원 기자 capta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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