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버만 성장한다…전자업계 '침체의 늪'
인플레이션, 관세 등 복합 악재
AI 서버 시장만 호재인 전자 업계
관세 선주문으로 상반기는 넘겼지만
하반기 수요 감소, 관세 타격 우려
글로벌 전자산업이 인공지능(AI) 서버에 의존하는 '편중 성장'에 빠졌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며 서버 수요는 유일하게 늘고 있는 반면 스마트폰·노트북·TV 등 전통적 전자제품은 고물가와 혁신 부재, 관세 부담 속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 특히 상반기엔 미국 관세 영향으로 조기 발주 효과가 작용했지만 하반기엔 이마저 기대하기가 힘들어졌다. 우리 경제의 몇 안 되는 보루인 전자산업마저 불황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전자기기 업계 가운데 AI 서버만 유일하게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데이터센터 소비 증가가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관련 부품·장비 수요도 동반 상승했다.
하지만 스마트폰, 노트북, TV, 웨어러블 등은 인플레이션 장기화, 혁신 부족, 미·중 관세 불확실성 등 복합 악재에 직면했다. 특히 하반기 불황 가능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의 관세 장벽을 피하기 위해 주요 완제품·부품 제조사들이 조기 발주를 진행해 출하량이 상반기로 이동한 영향이 크다. 업계에선 상반기 매출이 전년보다 늘었지만 올 4분기엔 주문 감소와 채널 재고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품목별로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출하량이 전년 대비 1~2% 성장에 그치거나 사실상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 TV는 1.1%, 웨어러블 기기도 2.8% 감소가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2026년에도 대부분의 소비자 전자제품 출하량이 정체되거나 최대 1%대 소폭 성장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국내 가전업계엔 이미 불황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관세 발효가 예고됐던 상반기에 매출 타격을 입었다. TV 등 가전 제품이 주 분야인 LG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6394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고 매출도 약 20조7000억원으로 4.4% 감소했다. TV 판매 둔화와 마케팅·물류비 부담이 겹치며 가전 부문 수익성이 악화한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전체 영업이익이 약 4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5%가량 급감했다. 반도체 부문이 미국 수출 규제와 일회성 비용 탓에 크게 흔들렸고, 가전 부문도 가격 인하와 수요 둔화로 실적이 주춤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올해 상반기 TV 평균 판매가격은 각각 전년 대비 약 4%, 2.5%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맞서 점유율 방어를 위해 중가 라인업을 확대한 결과다.
스마트폰은 선방했지만 선구매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의 모바일경험(MX) 부문은 갤럭시 S 시리즈와 보급형 모델 판매 호조로 약 3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전년 대비 39% 늘었다.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 역시 선구매 효과로 2분기 영업이익이 11.2% 증가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고객들이 향후 관세를 우려해 제품을 미리 구매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3분기 이후에는 상반기 선구매 효과가 소진되고 미·중 상호관세와 품목별 관세가 본격 시행되면서 전자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트렌드포스는 상반기 조기 발주로 매출이 늘었지만 하반기에는 주문 감소와 재고 부담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6년에도 소비자 전자제품 출하량이 정체권에 머물며 전자산업 전반이 저성장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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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에 관세 영향 등 업황이 좋아질 수 있는 조건이 없는 상황"이라며 "다만 상반기 선 주문이 어느 정도로 이뤄졌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하반기에 재고가 문제가 될 정도로 영향을 미칠지 예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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