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의 '메피스토 왈츠'는 피아니스트들이 기교적으로 가장 어려워하는 곡 중 하나다. 피아니스트이자 오르가니스트인 이민준은 오는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이 곡을 파이프 오르간으로 연주한다.


이번 공연은 국내 최대 규모의 파이프 오르간을 보유한 롯데콘서트홀이 기획한 '오르간 오딧세이' 시리즈의 하나로, '배틀 오르간'이라는 부제를 달았다. 오르간과 피아노 연주를 번갈아 비교하며 들을 수 있는 무대다. 이민준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선배이자 절친한 동료인 피아니스트 김경민이 피아노 연주를 맡는다.

오르간·피아노 '건반 위 진검승부'
AD
원본보기 아이콘

롯데콘서트홀 '오르간 오딧세이'…이민준·김경민 20일 '배틀 오르간' 공연

두 연주자는 오르간과 피아노를 오가며 각 악기의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민준이 오르간으로 '메피스토 왈츠'를 연주하면, 이어 김경민이 리스트의 또 다른 난곡인 '파우스트 왈츠'를 피아노로 들려주는 식이다.


두 사람은 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결 형식의 공연인 만큼, 두 악기의 차이를 선명하게 보여주기 위해 기교적으로 난도가 높은 곡들을 골랐다"고 밝혔다.

이민준은 메피스토 왈츠를 직접 오르간용으로 편곡했다. 그는 "어려운 곡이지만 워낙 좋아해서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자주 쳤다"며 "오르간으로 편곡해 연주하는 건 처음이라 걱정이 컸지만, 피아노와 비슷한 소리를 내기 위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상상력도 넓어지고 '오르간으로도 이런 곡을 연주할 수 있구나'하는 가능성을 느끼며 오히려 재미를 찾았다"고 말했다.


"대결 형식으로 두 악기 연주…기교적 난도 높은 곡 연주"

오르간과 피아노는 모두 건반 악기지만, 소리를 내는 방식이 전혀 다르다. 이민준은 "피아노는 해머가 현을 때려 소리를 내는 타악기적인 방식이고, 오르간은 건반을 누르면 바람이 공급돼 밸브가 열리며 소리가 나는 관악기적인 구조"라고 설명했다. 피아노는 건반을 누르자마자 소리가 나지만, 오르간은 멀리 떨어진 파이프를 거쳐 소리가 울리기 때문에 약간의 시차가 발생한다.


그는 "소리를 크게 낼 때와 작게 낼 때 시차가 다르다"며 "큰 소리는 더 빨리 나지만, 작은 소리는 건반을 누르고 나서 약 0.5초 후에야 들린다"고 말했다. 김경민도 "지난해 처음 오르간을 연주했을 때 이 시차 때문에 상당히 당황했다. 건반을 눌러도 바로 소리가 나지 않아 혼란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또한 오르간은 건반을 누르고 있는 동안 계속 소리가 나는 반면, 피아노는 타격 순간에만 소리가 난다. 이민준은 "피아노는 건반을 칠 때가 중요하지만, 오르간은 건반에서 손을 뗄 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AD

이번 공연에서 이민준은 메피스토 왈츠 외에도 라흐마니노프의 '프렐류드'와 리스트의 '사랑의 꿈'을 연주하고, 김경민은 파우스트 왈츠와 함께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를 들려준다. 두 사람은 치열한 연주 대결 후 거슈윈의 '랩소디 인 블루'를 오르간과 피아노 협주로 연주하며 공연을 마무리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