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알산업·다산건설·엔씨건설에 과징금 부과
산재 사망 47% 건설업 쏠림 속 ‘불공정 관행’ 정조준

산업재해가 빈번한 건설업계에서 원사업자의 안전관리 비용과 책임을 수급사업자(하도급업체)에게 몽땅 전가해온 불공정 하도급 관행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공정위는 사고 발생 시 모든 책임을 하청업체가 지도록 부당특약을 설정한 건설사 3곳에 대해 엄중 제재를 내렸다.

“산재 책임 몽땅 하도급에”…부당특약 건설사 3곳에 과징금 7.2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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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민·형사 책임은 너희가"…'독소조항' 부당특약 17개 적발

공정위는 케이알산업, 다산건설엔지니어링, 엔씨건설 등 3개 종합건설업체가 하도급 계약 시 산업안전 관련 부당특약을 설정한 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7억2900만원,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고 17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들은 계약서에 "재해 발생 시 수급사업자가 민·형사상 모든 책임을 진다"거나 "안전사고 보상비 일체를 하청이 부담한다"는 식의 부당한 거래 조건을 설정했다. 특히 다산건설엔지니어링은 사고자와의 합의 비용을 하청에 떠넘기고, 산재 처리가 될 경우 그 비용을 기성금(공사 진행 대금)에서 공제하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적발된 부당특약 조항은 케이알산업 3개, 다산건설엔지니어링 11개, 엔씨건설 3개 등 총 17개에 달한다.

건설사들은 하도급법상 가장 기초적인 의무인 '서면 발급'도 무시했다. 다산건설엔지니어링은 공사를 시작한 지 최대 112일이 지나서야 계약서를 주는 '뒷북 발급'을 일삼았고, 엔씨건설은 하도급 대금 연동에 관한 필수 사항을 누락한 서면을 발급해 과태료 처분까지 받았다.

사고 사망자 절반이 건설업…공정위, 지난해 7월부터 '직권조사'

이번 조치는 안전관리 수준이 열악한 소규모 건설현장에서 인명 사고가 끊이지 않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실제 2025년 산업재해 사고 사망자 605명 중 절반에 가까운 286명(47.3%)이 건설업에서 발생했다.


공정위는 원사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안전관리 의무를 소홀히 하고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가 산재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판단, 지난해 7월부터 건설업종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직권조사를 벌여왔다. 이번 제재는 그 첫 번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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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원사업자가 안전관리 노력을 소홀히 하게 만드는 부당특약 설정 행위를 상시적으로 감시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법 위반 행위 적발 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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