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배제한 채 러시아와 정전 협상 추진한 美
트럼프, 젤렌스키에 "코미디언" "지지율 4%" 등
원색적 비난…젤렌스키 美비판 발언에 불편한 심기

트럼프, 젤렌스키에 "독재자" 비난…美공화당 혼란·외신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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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이틀 연속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향해 "독재자" "코미디언" 등 원색적 비난을 이어가면서 미 공화당 내부에서조차도 동의할 수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외신들도 러시아로 기운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일침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그는 선거를 거부하고 우크라이나 여론조사에서 매우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며, 그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갖고 노는 것뿐"이라며 비판했다. 그러면서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서둘러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에서 손을 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유럽보다 2000억달러나 많은 "3500억달러를 지출하도록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루 전인 지난 18일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이 계엄령을 근거로 대선을 치르지 않았다며 "우크라이나 지도자의 지지율은 4%로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2기 출범 후 '로키(low key·절제된) 모드'를 유지해 온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종전 협상에 강한 불만을 표명한 직후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현지 TV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은 허위 정보의 공간에 살고 있다(지지율 4% 발언 관련)" "우리나라를 팔 수는 없다(미국의 우크라이나 희토류 지분 50% 요구 관련)"고 또다시 작심 비판하자 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이번 발언이 러시아의 입장과 유사하다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법에 따라 금지된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요구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2024년 만료됐기 때문에 "이는 불법"이라고 주장해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선거를 실시하기로 합의할 때까지 평화 협정에 서명하지 않겠다는 주장도 펼쳐왔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전쟁이 발발한 원인을 우크라이나에 전가하려는 듯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푸틴 대통령은 이 전쟁을 시작했고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 그는 상대방을 살해한 독재자"라고 비판했다.


피트 리케츠 상원의원도 엑스(X·옛 트위터)에 "우크라이나는 분명히 이 전쟁을 시작하지 않았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것은 사실이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존 케네디 상원의원도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내며 푸틴 대통령을 "갱스터"이자 "악랄한 사람"이라고 칭했다.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으로 "공화당 소속 우크라이나 지지자들이 혼란에 빠졌다"고 짚었다. 뉴욕포스트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유럽 동맹국들과 일부 미국 공화당 인사들 사이에서 부정적인 반응을 일으켰다"며 "우크라이나가 전시 상황으로 인해 선거를 유예한 건 정당하다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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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내 여론도 분열되는 조짐이다. 미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에 대한 의견이 극명하게 엇갈리는 중이다. 가장 인기가 높은 게시글 중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기를 비판했다"는 의견과 "트럼프 대통령의 젤렌스키 대통령에 대한 '독재자' 발언이 맞는가"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중이다. 게시글들에 달리는 댓글도 첨예하게 대립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지지하는 댓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데 격하게 공감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반대 측에선 "푸틴 대통령과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옆에 두고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한 '독재자' 발언이 가당치도 않다"는 의견이 맞섰다. 현재 만 72세인 푸틴 대통령은 약 24년간 집권했다. 만 70세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약 30년간 재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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