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보다 성능 뒤처지고 '캔' 불안정"
미국의 첨단 반도체 제재에 중국이 자체 역량 강화에 나섰지만, 아직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칩을 대체하기에 역부족이라고 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화웨이의 어센드(Ascend) 시리즈가 널리 사용되고 있으나 고객사들에서 불평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이 첨단 반도체 대중 수출 통제 수위를 높인 이후 엔비디아 첨단 칩 접근이 불가능해진 중국 기업들은 앞다퉈 대안 개발하기에 나섰다. 특히 화웨이의 어센드 시리즈는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유력하게 꼽힌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웨이가 이르면 10월 어센드 910C AI 칩을 출시할 예정이며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 검색 엔진 바이두, 국영 통신사 차이나모바일 등 유수 기업이 20억달러(약 2조6818억원) 규모의 어센드 910C 칩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고객사에 어센드 910C 칩이 엔비디아의 최신 칩인 H100에 비견될 만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파트너사의 AI 엔지니어 등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화웨이 어센드 시리즈는 AI 모델 초기 훈련에서 엔비디아보다 성능이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업계 관계자들은 안정성과 칩 간 연결성, 화웨이가 개발한 개발자 툴 '캔(CANN)'에 문제를 제기했다.
엔비디아의 개발자 툴 '쿠다(CUDA)'는 사용하기 쉽고 대규모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엔비디아가 세계 AI 칩 시장을 틀어쥘 수 있게 한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화웨이 프로세서 사용에 대한 바이두의 브리핑을 받은 또 다른 중국 엔지니어는 칩이 자주 충돌해 AI 개발 작업이 복잡해졌다고 밝혔다. 화웨이 내부에서도 캔에 대한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연구원은 캔이 어센드 제품을 사용하기 어렵고 불안정하게 만들었으며, 테스트 작업을 방해한다고 밝혔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엔비디아 쿠다에서 작성된 훈련 코드를 캔으로 전송하는 작업에 도움을 줄 엔지니어를 바이두, 아이플라이텍, 텐센트 등 주요 고객사에 파견했다. 화웨이는 또한 개발자들이 자사 소프트웨어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는 온라인 포털을 구축했다.
전직 바이두 직원은 "화웨이는 고객 서비스가 뛰어나기 때문에 당연히 대형 고객사 현장에 엔지니어를 배치해 칩 사용을 돕는다"고 밝혔다. 화웨이에 따르면 20만7000명의 직원 중 50% 이상이 기술 설치를 위해 파견된 엔지니어 등 연구개발 인력이다.
컨설팅회사 가브칼의 틸리 장 기술애널리스트는 "화웨이가 엔비디아보다 유리한 점은 고객과 긴밀히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엔비디아와 달리 화웨이는 고객 문제를 해결하고, 고객이 자사 하드웨어로 전환하도록 돕는 대규모 엔지니어 팀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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