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천자]판다에게서 배우는 우리의 미래<3>
판다는 떼를 지어 몰려다니는 습성도 없다. 판다는 혼자 사는 동물이다. 다른 판다가 주위에 없다고 해서 외로워하지도 않고 무리에서 소외당했다고 괴로워하는 법도 없다. 그래도 괜찮다. 어차피 먹고사는 데 지장도 없고 누가 삶을 크게 방해하는 것도 없는데, 꼭 둘씩, 셋씩 모여있을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다독거려 주는 친구가 없다고 울적해하지도 않고, 다른 판다가 더 많은 동료들에게 둘러싸여 있고, 인기있는 모습을 보더라도 딱히 부러워하지도 않는다.
숲속을 어슬렁거리며 대나무 숲에 바람 부는 소리를 듣고, 가끔 답답하면 나무 위에 올라가 좀 먼 곳을 바라보고, 그러다 다시 출출해지면 대나무나 씹어 먹으면 그만이다. 누구와의 관계가 힘들어졌다고 해서 눈물 흘리지 않는다. 누구는 나보다 높은 위치까지 갔는데, 나는 그렇지 못하다고 무리 속에서 서로 비교하며 안달을 내지 않는다. 심지어 판다는 오랫동안 머물 집을 만들지도 않는 것으로 보인다. 판다도 좋아하는 나무가 있고, 가끔 바위틈 사이의 구멍에 들어가기도 하겠지만, 그렇다고 그 안에서 겨울잠을 잔다거나 하면서 오래 머무르는 습성은 없다.
생물학 연구 논문을 읽다 보면, 동물의 삶을 너무 사람의 삶처럼 생각하는 것은 경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사람이 생각하는 도덕적인 기준, 그 사람이 속한 사회의 가치관에 따라 동물의 습성이나 행동을 판단하는 편견이 개입되기 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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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보면, 판다 정신은 대나무를 먹으며 어슬렁댈 수만 있으면 얼마든지 혼자서도 잘 살아가는 삶의 태도다. 누군가와 싸워 이기겠다고 애쓰지 않고, 누구를 제압하려고 아등바등하지 않는다. 또한 혼자 떨어져 있다고 기운이 쭉 빠지거나 구석에 처박혀 외로워하지 않는다. 나무를 오르내리고, 대나무를 이리저리 꺾어보면서 혼자서도 쉼 없이 세상을 살펴보고 느끼며, 세상과 교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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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판다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여유롭고 평화로우면서도 호기심 넘치는 동물이라고 여긴다. 그저 느릿느릿 움직일 뿐이지만 그래도 적극적으로 삶을 즐기는 태도를 보면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곽재식, <판다 정신>, 생각정원,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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