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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는 지금]⑩대교인베 "펀드IRR 20% 이상…원칙은 '선택과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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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태 대교인베스트먼트 대표 인터뷰
'섹터편식' 대신 좋은 스타트업·벤처기업 집중
발굴 스타트업당 최소 10억원 이상 지원

편집자주벤처캐피털(VC)은 자본시장의 최전방에서 미래 산업의 주축이 될 초기 기업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고금리 탓에 VC 업계도 부진을 겪고 있지만 될성부른 기업을 물색하고 키우는 노력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아시아경제는 업력과 노하우를 축적한 초대형 VC에서부터 신생 VC까지 다양한 투자사를 만나 투자 전략과 스토리를 들어본다.
진성태 대교인베스트먼트 대표가 5월20일 서울 강남구 대교인베스트먼트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진성태 대교인베스트먼트 대표가 5월20일 서울 강남구 대교인베스트먼트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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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가 크든 작든 투자처가 최대 20개 이상을 넘기면 좋은 수익률을 낼 수 없고, 지수를 추종할 때처럼 은행 금리 정도의 이익밖에 나오지 않는다. 더 좋은 스타트업을 선별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이 러닝(학습)해 전문성을 쌓고, 동시에 최소 10억원 이상을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2011년 설립된 대교인베스트먼트는 국내 대표 교육업체인 대교의 관계사다. '벤처투자본부'가 운용하는 테크벤처펀드와 관계사인 대교와 협력하는 '문화·콘텐츠 투자본부' 펀드를 합쳐 12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올해 추가 펀드 결성을 통해 운용자산(AUM) 3000억원을 돌파하고, 2026년까지 5000억원을 달성해 중대형 VC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 대교인베스트먼트 사무실에서 만난 진성태 대표(57)는 '선택과 집중'을 주요 성장전략으로 꼽았다. 그는 "기본적으로 얼리스테이지(Early stage·초기단계) 스타트업에 투자한다는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 가장 혁신적 벤처들을 빨리 발굴하는 벤처캐피털(VC), 소위 말하는 '모험투자'의 시장 공급자 역할에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딥테크·에너지 등 투자분야 확대… 핵심은 '인력'

"보병부터 실무를 쌓았다." 진 대표는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한 이공계 출신으로 LG화학과 삼성코닝 등 산업계에서 근무하다가 심사역 업무를 시작해 VC 대표에 발을 들였다. 그는 "맨체스터 경영대학원 경영전문석사(MBA) 과정 중, 매출 및 이익을 내기 전 기술과 사용권만 가진 스타트업의 가치를 정하는 '리얼옵션 프라이싱' 재무 분야와 관련한 주제로 석사논문을 쓰다가 VC 업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후 IMM인베스트먼트에서 인턴십을 하고, 스틱인베스트먼트에 합류해 2000년대 초부터 심사역 및 투자 업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2021년 대교인베스트먼트의 대표가 된 진 대표는 투자전문 인력 확충 등 대형하우스로 도약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했다. 다양한 기관 출자자(LP) 대응을 위한 협력과 투자정보 공유 프로세스를 확립하기 위해, 관리 부문 인력을 4명으로 늘리고 업무 역량을 끌어올렸다.


그는 "그간 플랫폼 서비스와 바이오 등 트렌드와 연결되는 섹터(업종)에 집중했다면, 이젠 특정 분야를 편식하지 않고 정보기술(IT)과 바이오, 뉴에너지, 인공지능(AI), 하드웨어 등 모든 하이테크 분야를 다룰 수 있도록 투자인력을 확보했다"며 "그렇게 여러 섹터를 함께 학습하며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포트폴리오와 회수 사례도 늘면서, 기존 자산들을 확대해 다음 넥스트까지 투자를 확장하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보다 좋은 스타트업에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방향도 공고히 했다. 지난해 결성된 400억원 규모의 '디케이아이 그로잉 스타 7호 투자조합'은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 군인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 서울시 등이 LP로 참여했다. 청년 창업의 4차산업 기반 혁신기술 기업이 주요 투자처다. 진 대표는 "대교인베스트먼트 펀드의 LP가 모태펀드에서 성장금융 및 공제회 등으로 확대된 첫 사례였다. 스타트업 당 평균 투자 사이즈도 10억원 이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최근 대표적인 투자 스타트업으로는 대교인베스트먼트가 처음으로 1차부터 30억원의 투자를 단행한 '파네시아'를 꼽았다. 파네시아는 세계 최초의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기술 등 경쟁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9월 대교인베스트먼트를 포함해 총 170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뉴에너지 기업인 '그린미네랄'에도 1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해조류의 일종인 클로렐라를 통해 리튬 폐액에서 잔류 리튬을 최대 70%까지 회수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진 대표는 "전기차 활성화를 앞둔 상황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이슈가 떠오르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이차전지 재활용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숙제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진성태 대교인베스트먼트 대표가 5월20일 서울 강남구 대교인베스트먼트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진성태 대교인베스트먼트 대표가 5월20일 서울 강남구 대교인베스트먼트 사무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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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은 VC의 기본…LP의 안정적인 장기투자처 될 것"

초기투자에 주목하면서도 높은 수익률을 잃지 않았다. 전체적인 펀드 내부수익률(IRR)이 20% 이상이다. 명함 및 커리어 관리 플랫폼 '리멤버'와, 체외진단기기 개발사인 수젠텍 등이 대표적인 초기투자 및 엑시트(회수) 사례다. 진 대표는 "10년 이상 투자한 곳들에서 착실하게 결실을 보고 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전체적으로 부진했지만, 대교인베스트먼트는 단백질 신약 연구개발 기업인 지아이이노베이션 과 백신 및 면역 질환 치료제 기업 큐라티스 2건의 IPO에 성공했다. 투자원금 대비 2.5~3배의 우수한 실적으로 회수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VC의 기본은 시장 상황에 크게 좌우되지 않으면서 꾸준한 수익률을 내고, LP나 주주들과 서로 이익을 나눌 수 있는 실력"이라며 "VC가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서 의미를 가지려면 타인의 자본을 운용해서 좋은 수익률로 돌려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더 많은 우수 벤처기업들을 투자로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다. 이는 VC의 사회적 책무"라고 강조했다.


진 대표는 최근 VC 시장에 대해 "과거 4~5년 이상 시장에 자금이 넘쳐 스타트업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도 높았다. 반대로 지금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합리적인 밸류에이션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투자 주체는 늘고 시중의 LP 자금은 줄어들어 펀딩 측면에선 어둡다"며 "운용자산이 5000억원 미만인 VC들이 가장 고통받을 수 있는데, 기존 확보한 자금을 토대로 보다 투자를 활성화하면서 경쟁력을 쌓아야 한다"고 짚었다. 대교인베스트먼트는 올해 모태펀드 창업 초기 분야에 선정돼 8호 펀드를 결성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진 대표는 "VC 시장에 LP들이 더 많이 참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VC 시장이 좋은 장기투자처이고, 이 경우 주식 운용보다 안전할 수 있다는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 하나의 대체투자자산 옵션의 하나로 고려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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