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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한 日엔화...아시아 통화전쟁 우려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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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엔화 약세가 이어지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새로운 통화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중국 당국의 위안화 관련 조치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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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9일 일본 당국의 개입에도 불구하고 엔화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에 대응해 향후 주변국들이 경쟁적 통화평가 절하(competitive devaluations)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엔화 가치는 지난달 말 엔·달러 환율이 160엔대를 찍으며 34년 만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후 일본 정부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엔화 매수세가 잇따르며 달러당 155엔대를 되찾았지만, 미국과의 금리차, 투기꾼 세력 등 근본적인 원인을 고려할 때 당분간 엔저 추세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아시아 지역 내 이웃 국가들이 환율 방어를 위해 결국 극단적 조치를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 블룸버그가 주목한 시나리오다. 지난달 말 엔화는 최대 무역상대국인 중국의 위안화 대비 1992년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한국 원화 대비로도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추가적인 엔저가 잠재적 방아쇠가 될 것"이라며 "엔화의 무질서한 하락이 역내 통화에 중력처럼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의 헨리 퀙 아시아태평양지역 글로벌시장책임자는 "경쟁적 평가절하라는 말을 오랜 기간 들어보지 못했다"면서도 "엔저가 더 심화할 경우 경쟁적 평가절하가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누라이프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박기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러한 경쟁적 평가절하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든 평가절하가 발생하며 다른 지역에도 여파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의 아르준 비지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가장 직접적으로는 엔화 약세가 한국 원화, 대만 달러 등 다른 아시아 외환을 끌어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 당국은 추가 엔저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상태다. 심리적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달러당 160엔대가 붕괴하자 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매수세가 두차례 확인된 것이 대표적이다. 과거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외환보유고 비축, 금융부문 감독 강화, 자본시장 선진화 등이 이뤄졌다는 점 또한 위기 우려를 완화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엔화 가치가 달러당 170~180엔까지 하락할 경우 아시아뿐 아니라 신흥국 통화에까지 광범위한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엔화는 낮은 금리로 인해 개발도상국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의 대표적인 자금조달통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투자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면서 일종의 리스크오프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시장에서는 중국 당국의 위안화 대응을 핵심 와일드카드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경제 부양을 위해 극단적 조치, 즉 대규모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조용하게 확산하고 있다"면서 "중국 당국의 조치는 작은 움직임이라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목했다. 롬바르드 오디에 홍콩의 존 우즈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투자책임자는 "아시아 전체를 놓고 볼 때, 이례적인 엔화 약세로 인한 상대적 경쟁력 수준에, 특히 중국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면서 "현재 아시아 시장에서 집중하고 있는 리스크"라고 짚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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