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대장 124평, 실평수 34평…기록 실수 누구 책임?
광산구 "책임 없다…당사자간 합의해야"
70년 전 '三'을 '一二'로 기록한 공무원
토지대장 기재 실수로 면적이 부풀려져 실제 가격보다 3배 넘게 값을 치른 땅 주인이 손실 회복방안을 찾지 못해 발을 구르고 있다.
18일 광주 광산구에 따르면 한 농지의 주인이 구청을 상대로 토지대장 등재 면적이 410㎡(124평)에서 114㎡(34평)로 축소된 것에 대한 피해 보상 민원을 제기했다.
A씨는 2020년 3월 농기계 보관 창고를 짓기 위해 해당 토지를 사들였는데, 농지에 창고 건물을 짓도록 설계와 인허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토지대장 면적 오류를 확인했다.
실측 결과 해당 토지는 건물 신축은커녕 활용이 마땅찮은 '자투리땅'에 불과했다.
해당 토지대장은 일제강점기였던 1910년 최초로 작성됐다. 기존에 손글씨에 세로쓰기 방식이었던 토지대장 정보를 1952년 일제시대에 손질했는데, 이 과정에서 옮겨적던 공무원이 三四(34)평 면적을 一二四(124)평으로 착각해 오류가 시작되었다.
'124평' 오류는 전산화 이후에도 유지됐고, 땅 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는 동안 34평에 불과한 땅은 124평의 값어치로 꾸준히 거래됐다.
A씨는 면적 정보를 바로잡으며 줄어든 땅만큼의 금액 손실을 떠안게 됐다.
광산구는 법률가 자문과 국토교통부 질의를 거쳐 '행정기관에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A씨에게 전달했다.
광산구 관계자는 "관련 법률은 토지 소유자가 현황 정보의 오류를 발견하면 담당 기관에 정정을 신청하도록 규정한다"며 "등록 사항 정정으로 면적의 증감이 발생해도 보상에 대한 별도의 규정은 없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토지 매매 당사자 간 민사소송을 통해 계약 취소나 손해배상 등을 다퉈야 할 사안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A씨는 한 차례 지목 변경이 이뤄졌던 1997년 3월 담당 공무원이 현장 확인만 했어도 이처럼 황당한 일이 지속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광산구의 답변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편 지난해 10월 국민권익위원회(국민권익위)는 토지구획정리사업으로 토지대장의 소유자가 잘못 기재됐고 해당 사실을 30여년이 지난 후에 알아 정정을 요구한 실소유자의 요구가 합당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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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국민권익위 임진홍 고충민원심의관은 "행정 목적으로 작성·관리되는 공부(公簿)의 기재 사항 오류로 인해 국민의 재산권이 침해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앞으로도 공부상 기재 사항에 명백한 오류가 확인되면 국민 불편해소 및 권리구제를 위해 즉시 시정토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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