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똘똘한 한 채’만 남겼나…서울 아파트 80%가 15억 이하 거래
대출 한도 높은 중저가 위주 매수세
다주택자 강남 대신 외곽 처분한 듯
정부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쏟아낸 최근 수개월 동안,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10곳 중 8곳 이상은 15억 원 이하의 중저가 주택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 고가 주택을 규제하려던 정부 의도와 달리,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부담이 적은 비강남권 저가 주택을 처분해 '똘똘한 한 채'로 압축하는 전략을 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양도세 관련 매도가 본격화된 올해 2월부터 지난 16일까지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 계약 중 15억 원 이하 거래 비중은 81.6%에 달했다. 이는 직전 3개월(작년 11월~올해 1월)의 15억 원 이하 비중(78.2%)보다 3.4%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반면 15억~25억 원(13.2%)과 25억 원 초과(4.7%) 등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일제히 감소했다.
강남 대신 노원·강서 먼저 팔았다…'주택 수 줄이기' 집중
이 같은 '중저가 쏠림'은 다주택자들의 절세 전략과 정부의 초강력 대출 규제가 맞물린 결과다.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힌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한때 8만 건을 돌파하며 급증했다.
하지만 규제지역 묶임 현상과 대출 조임으로 고가 주택 거래가 막히자,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부담이 덜한 외곽 지역 물량부터 서둘러 처분했다. 실제로 15억 원 이하 매물 중에서도 6억 원 이하(23.6%)와 6억~9억 원 이하(28.7%) 비중이 직전 기간보다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5월 초까지 무주택자에 한해 세를 낀 갭투자 매수가 허용됐던 노원구의 경우, 지난 4월 한 달간 서울시 구별 평균(290건)의 3배가 넘는 920건의 계약이 체결되며 거래를 주도했다. 중저가 위주로 손바뀜이 일어나면서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격도 직전 평균(11억8834만 원)보다 약 8000만 원 낮아진 10억9846만 원을 기록했다.
양도세 중과 막 오르자 신청 건수 반토막… 숨고르기 진입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종료를 언급한 지난 1월23일부터 유예 종료 시한이었던 지난 주말까지 서울 25개 구에서 접수된 토지거래허가 신청은 약 3만 건(2만9655건)에 달했다. 구별로는 노원구가 3507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서구(1975건), 송파구(1916건) 순이었으며 강남(1341건)과 서초(1013건)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강남 부자들은 매도 대신 자녀 증여로 선회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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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예 시한(5월 9일)이 지나고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전격 시행되면서 시장은 즉각 얼어붙었다. 하루 평균 35건 안팎이던 노원구의 허가 신청은 이달 중순 들어 10명대 수준으로 반토막이 났고, 강남구 역시 한 자릿수 기조로 쪼그라들었다. 매물 건수 역시 유예 종료 당일 6만 8000여 건에서 현재 6만3000여 건으로 5000건 이상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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