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 5개월 만에 지인 살해한 폭력 전과 28범… 대법, 무기징역 선고
특수상해죄를 저질러 복역하다가 출소한 지 5개월 만에 지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60대에게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법원은 총 37건의 범죄 전력(실형 전과 13회) 중 28건의 폭력 범죄 전과를 가진 피고인에게 개전의 정이 없어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64)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박씨는 지난해 2월 14일 저녁 춘천의 한 라이브카페에서 술을 마시던 중 옆 테이블에서 일행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있던 지인 A씨(당시 63세)를 발견하자, 자신의 아내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사용하기 위해 구입한 정육용 칼(총길이 30cm, 칼날 길이 15cm)로 A씨의 왼쪽 가슴과 왼쪽 옆구리 부분을 6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특수상해죄로 실형을 선고받고 춘천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당시 A씨가 자신의 아내와 식당 보수공사 문제로 언쟁을 벌이다 아내를 때렸다는 이유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가 2021년 7월 특수상해죄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받고 이듬해 9월 출소한 지 약 5개월 만이었고, 누범 기간 중 일어난 일이었다.
1심 법원은 박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후 도망하려고 했을 뿐만 아니라, 경찰 및 보호관찰소에서 면담을 하면서 이 사건 범행과 관련해 은근히 피해자의 탓을 하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하거나 자신의 안위를 우선해 걱정하는 태도를 보였다"라며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말로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나,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재판부는 "피해자의 큰 아들은 사건 현장에서 피해자의 죽음을 직접 목격했는바, 그로 인한 극심한 정신적 충격과 상처는 평생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라며 "피고인은 피해자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피해자의 자녀들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어느 정도 유리한 정상을 고려하더라도, 이제는 더 이상 '상당기간 구금생활을 마치고 출소하면 재범하지 않을 것이다'는 막연하거나 관념적인 추측에 기대어 피고인으로 하여금 우리 사회의 건전한 시민들과 자유롭게 어울리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금이라도 부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라며 "피고인이 평생 동안의 수감생활을 통해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참회토록 하게 함과 동시에 피고인을 사회로부터 영원히 격리함으로써 형벌의 응보적 목적을 달성하고 사회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고자 한다"고 무기징역을 선고한 이유를 밝혔다.
박씨는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씨는 사건 당시 단지 A씨를 위협할 의사로 칼을 들고 다가갔을 뿐인데 자신을 해치려는 것으로 오인한 A씨가 자신을 제압하려고 해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A씨를 칼로 찔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사건 당일 CCTV 영상을 보면, 피고인이 칼을 꺼내 들고 다가오는 모습을 본 피해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피고인을 잡으려는 순간 피고인이 곧바로 피해자를 칼로 찌르기 시작했고, 피해자가 칼에 찔린 충격에 쓰러졌다가 피고인을 붙잡고 일어나자 피고인은 다시 피해자를 향해 칼을 찔렀다"라며 "피고인이 칼로 피해자를 찌른 횟수만 무려 여섯 차례에 이르고, 당시 피해자가 겨울 패딩 잠바를 입고 있었음에도 피해자의 폐와 심장에까지 칼이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주변 사람들의 강력한 제지 속에서야 비로소 피해자와 떨어져 칼을 손에서 놓게 됐다"며 "'피해자의 오인 대응에 피고인이 힘이 밀려 우발적으로 찌른 것에 불과하다'라는 취지의 피고인의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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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다시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2심의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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