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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더레코드]최정열 감독 "범죄자 터무니없는 형량, 사적복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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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열 감독 인터뷰

디즈니+ '비질란테' 연출
"첫 시리즈, 8개 엔딩에 주제 담아"
법 위의 심판자…단죄인가 범죄인가

"'문이 열리네요, 조헌이 들어오죠.' 어느 노래 가사가 생각나네요.(웃음) 작품을 하기로 하고 처음 만난 날, 유지태가 아니라 그냥 조헌이 왔더라고요. 몸도 거대하고, 말투도 그렇고. 양팔을 떡 벌리고 앉은 모습에 압도당했어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최 감독은 "유지태 같은 배우는 처음 봤다"며 강렬한 첫인상을 떠올렸다. "전혀 다른 사람이 된 그가 대단했다"면서도 "마음이 놓였다"며 웃었다.


최정열 감독[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최정열 감독[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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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 시리즈 '비질란테'는 낮에는 법을 수호하는 모범 경찰대생이지만, 밤이면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김지용(남주혁 분)과 그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치열하게 맞서는 액션 스릴러 시리즈다. 김규삼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제작됐다.

남주혁이 비질란테를 연기하고, 유지태가 서울지방경찰청 비질란테 광역수사대 팀장 조헌으로 분했다. 유지태는 괴물 형사의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체중을 20kg 이상 증량해 강렬한 외형을 완성했다.


최 감독은 "한국 영화계에서 한 획을 그은 배우이기에 기대감이 상당했다. 처음 봤을 때는 부드러운 인상을 받았다. 함께 작업하기로 한 후에 만난 자리에 조혼으로 나타났다"고 떠올렸다. 이어 "작업 방식이 그러신 거 같더라. 출연을 결정하면 시나리오를 읽고 끊임없이 캐릭터화시키는 작업을 한다.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남주혁도 운동을 열심히 했다. 약간 경쟁적으로 운동하는 분위기가 됐다. 리딩을 하거나 만날 때마다 서로 '몸이 이렇게 커졌냐'며 놀라더라. 이후에 더 열심히 운동했다. 액션 스쿨에서 합을 맞추면서 서로의 힘이 느껴지지 않나. 그러면 더 열심히 하고.(웃음) 유지태와 남주혁 두 분이 서로 시너지를 내면서 운동을 했다"고 했다.

'비질란테' 스틸[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비질란테' 스틸[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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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부터 너에게 반말을 하겠습니다'는 조헌의 시그니처로 꼽힐 만큼 유명한 대사다. 웹툰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원작 팬들로부터 인기를 얻은 만큼 부담감도 컸을 터. 최 감독은 "일상에서 쓰는 말은 아니지 않나. 웹툰스럽고 과장된 말투라서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했다. 유지태가 카메라 앞에서 대사를 내뱉는 순간 고민이 사라졌다. 현실에 발을 붙인 말로 만들어버리더라.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비질란테를 연기한 남주혁은 촬영을 마친 후 지난 3월 입대했다. 최 감독은 "함께 홍보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했다. 그는 "요새는 군인도 주말에 휴대전화를 쓸 수 있다더라. 여가활동, 자유시간에 할 수 있다고 해서 연락을 나눴다. 군대 중대장이 같이 모여 '비질란테'를 보자고 해서 모여서 봤다더라. 같이 생활하는 선임들도 작품이 재밌다고 해줬다고 한다"고 전했다.


영화 '글로리데이'(2016) '시동'(2019) 등을 선보인 최정열 감독은 '비질란테'로 첫 OTT 시리즈에 연출했다. 최 감독은 "주변에서 엄청 겁을 주더라. 매주 공개되는 시리즈인 만큼 조마조마하면서 마지막 회까지 기다리는 게 쉽지 않을 거라고 조언해줬다"며 웃었다. 그는 "8편을 연출했는데, 나름대로 재밌었고, 잘 맞았다"고 했다.


'비질란테'는 스핀오프 형식으로도 발전 가능한 이야기다. 극장용 영화로 만들어져도 적합해 보인다. 최 감독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애초 영화와 드라마를 동시에 기획 개발하는 게 목표였다"고 말했다. 그는 "시즌2나 스핀오프가 제작된다면,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정열 감독[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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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회 엔딩 연출에 신경 썼다고 했다. 최 감독은 "영화의 엔딩은 한 번이지만, 8부작의 8개의 엔딩을 내야 한다는 게 부담이었다. 다음 화를 보게 만들어야 하는 게 시리즈의 숙명 같더라. 매 엔딩에서 작품의 주제와 장점을 이어지도록 끝내는 게 목표였다. 그런 작업이 영화와 달라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등장인물이 매력적인 작품이라서 잘 살리려고 연출했어요. 사적 복수, 사적 단죄를 다루지만 캐릭터가 가진 신념들이 굉장히 재밌더라고요. 그 신념을 끝까지 그리는 게 목표였어요. 비질란테 활동하는 김지용을 보며 악을 처단하는 모습은 통쾌하면서도 슬퍼 보였어요. 그를 막는 조헌이 옳은 일 같기도 하고. 이런 복잡한 심경이 작품에 담기길 바랐죠."


최근 '사적 복수', '사적 단죄' 등 키워드를 관통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최 감독은 "우리 사회가 시원하게 긁어주지 못하는 부분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일련의 사건을 봤을 때 더 많은 형량과 죗값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이해할 수 없는 형량을 받기도 한다. 그런 것에 대한 제도적 불신이랄까, 그래서 더 열광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질란테' 스틸[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비질란테' 스틸[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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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질란테는 사법 체계를 뒤흔들며 법 위의 심판자로 나선다. 이를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까. 감독에게 물었다.


"캐릭터의 선을 정해놓지 않았어요. 지용은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돌파하려는 인물이라고 봤죠. 하지만 그의 행동으로 파생되는 사회적 변화들, 모방범이 나타나고 토론을 통해 '과연 옳은가' 의문을 던지게 되죠. 또 조헌이 등장하면서 반대 신념을 가진 사람이 부딪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신념들의 부딪힘 속에서 여러 질문이 나오지 않을까, 여러 생각을 들게 하는 게 목표였어요. 지용의 행동이 옳은지, 조헌처럼 시스템 안에서 뭔가 해결하는 게 좋은 건지 묻고 싶었어요."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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