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원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인터뷰
지역 축제 성공, 문화·특산품·역사 테마 선택과 집중이 좌우
코로나 이후 관광형태 변화, 주민 밀착 축제에 매진

축제의 계절, 가을이 저물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통계에 따르면 올해 개최되는 지역축제는 총 1129개로 이 중 절반 이상의 축제가 가을에 집중돼있다. 계절성 지역특산물과 해당 지자체 명소 중심으로 기획되는 지역축제는 어찌 보면 천편일률적이기에, 출중하지 않으면 성공은 고사하고 눈에 띄기도 어렵다는 것이 현지 축제 담당자들의 일성이다.


올해 가을, 세 곳의 축제 현장에서 만난 김종원 감독(64)은 지역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문화·특산품·역사 이 세 가지 테마 중 하나에 집중한 기획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을 맡은 그는 한 해에만 수십 개의 지역 축제를 기획하며 전국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다음은 김 감독과의 일문일답.

"오감만족 원한다면, 소규모 축제가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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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메가폰을 잡은 축제가 동작구민과 함께 하는 ‘제1회 나루터 영화제’였는데.

▲맞다. 지난 10월 28일 동작구민과 함께 하는 ‘제1회 나루터 영화제’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공모를 통해 총감독을 선정했는데 운 좋게 간택 받았다. 어떤 행사든 제1회는 첫 단추를 채우는 것이다. 지원자도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선택하는 기관도 최적의 적임자를 잘 선택해야 그 축제가 지속 성장할 수 있다. 다행히 까다로운 심사를 통과해 이번 축제를 잘 성공시켰다.

-‘나루터 영화제’의 성공 요인을 꼽는다면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과 신뢰다. 감독을 믿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주니 아이디어가 술술 나왔다. 나는 지역 축제를 배에 비유한다. 배가 바다를 항해하는데 간섭하는 사공이 많으면 그 배는 산으로 간다. 이런 경우를 숱하게 보고 경험했기에 솔직히 이번에도 그러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나의 기우였다. 박일하 구청장님과 관련 부서 공무원 모두 합심해 ‘축제 성공’이란 목표만 바라보고 달렸다. 진행 과정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생기면 전화든 카톡이든 바로 소통해서 문제를 해결했다. 그때그때 걸림돌을 치우니 결승점까지 무난히 달릴 수 있었다. 정치인들이 주민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나란히 앉아 개막 상영작을 관람하는 모습을 보고 총감독으로써 가슴이 뿌듯했다. 이번 나루터 영화제 프로그램이 빛을 발할 수 있었던 건 모두가 한마음으로 높고 낮음 없이 평등하게 마음을 열고 축제를 즐겼기 때문이라고 본다.

동작구민과 함께하는 제1회 나루터 영화제. [사진제공 = 동작구]

동작구민과 함께하는 제1회 나루터 영화제. [사진제공 = 동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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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축제가 영화제였음에도 주민 만족도가 높았다는 건 전체적인 콘텐츠가 흥미로웠기 때문인가.

▲영화제 프로그램에 하나하나 모두 ‘동작구’의 정체성을 담으려 노력한 것을 오롯이 즐겨주신 것 같다. 동작구민의 자긍심과 자부심을 높여주는 건 물론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해 오감을 만족할 수 있게 만들었다. 마술쇼, 구립소년소녀합창단 공연, 나루터 버스킹 등 영화 상영 외에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했었다.


-대형 축제를 주로 기획하다가, 최근 지역 축제에 집중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코로나19 이후 관광 형태도 많이 달라졌고 축제를 찾는 방문객 취향도 코로나 이전과 180도 변화됐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축제도 관광도 일상 탈출형이었다. 일상에서 벗어나 일탈을 즐기는 게 주요 목적이었는데 지금은 오감 만족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에너지를 축적하려고 축제장에 온다. 이런 변화에 부응하는 데는 대형 축제장보다 주민 위주의 소규모 축제장이 더 적합하다. 주민과 밀착해 주민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크건 작건 축제의 목적은 주민만족이다. 2019년 귀주대첩 1000주년 강감찬 축제 성공과 마포 나루 새우젓 축제 70만 관광객 유치 저력을 소규모 축제에 쏟고 보니 성과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런 매력이 있어 앞으로 소규모 축제에 더 매진하기로 결심했다.

축제현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메가폰이 아니라 망치를 들고 무대 설치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축제의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참여하는 주민의 만족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 본인제공]

축제현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메가폰이 아니라 망치를 들고 무대 설치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축제의 규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참여하는 주민의 만족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 본인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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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현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무엇인가.

▲첫째도 두 번째도 안전이 최우선이다. 안전 요원과 운영 요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빈틈없이 돌아갈 수 있도록 일일이 체크하고 독려해야 한다. 안전사고는 예기치 않은 곳에서 순식간에 발생한다. 미리 예방하는 게 최선이다. 출연자만 리허설하는 게 아니다. 안전 요원과 운영 요원도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하여 예행 연습을 한다. 축제에서는 욕심은 금물이다. 선후 완급 경중을 면밀하게 따져서 차근차근 진행하고, 축제판을 뒤집어 놓는 킬러콘텐츠 하나면 그 축제는 대박 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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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계획은

▲앞서 말 한대로 주민과 함께 직접 호흡할 수 있는 축제에 집중할 생각이다. 주민이 행복하고 즐거워야 그 지역이 발전한다. 예를 들어 동(洞) 단위의 작은 축제도 대형 축제 못지않은 퀄리티가 있어야 한다. 주민의 눈높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지역의 숨어 있는 자산을 발굴해서 축제 상품을 만들어 주려고 한다. 발품을 팔아서 지역을 돌아보고 역사 문헌을 뒤져보면 그 지역에 맞는 축제 상품이 나온다. ‘가장 한국적인 게 가장 세계적이다.’라는 말이 있다. 지역의 정체성을 제대로 반영해서 유일무이한 축제 상품을 만들면 통하게 되어 있다. 앞으로는 이런 부분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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