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은 원하는 대로 살 권리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그걸 빼앗으려고
우리는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한다"

최근 이탈리아 정부가 성소수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은 가운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의 수장 도나텔라 베르사체(68)는 "우리는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한다"고 했다.


이탈리아 유력지 라 레푸블리카에 따르면 베르사체는 지난 24일 밤(현지시간) 밀라노 패션위크 기간에 열린 '이탈리아 국립패션협회(CNMI) 지속 가능한 패션 어워드 2023'에서 형평성과 포용성을 위한 인도주의상을 받았다.

도나텔라 베르사체. [이미지출처=인스타그램]

도나텔라 베르사체. [이미지출처=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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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받은 베르사체는 "이탈리아에서는 소수의 목소리를 옹호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우리 정부는 개인이 원하는 대로 살 권리를 빼앗으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모두 자유를 위해 싸워야 한다"는 수상 소감을 전했다.


또 베르사체는 고인이 된 오빠 잔니 베르사체가 과거 자신에게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한 일을 떠올리며 "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난 오빠를 사랑했고, 오빠가 누구를 사랑하든 상관하지 않았다"며 "오빠의 사랑과 격려가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는 1978년 잔니 베르사체가 설립한 브랜드로, 화려한 색감과 대담한 문양의 디자인이 특징이다. 그러나 1997년 잔니가 사망한 이후 여동생인 도나텔라 베르사체가 그룹 부회장이자 수석 디자이너를 겸하고 있다.


멜로니 정부 反성소수자 정책…반발 목소리 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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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지난해 10월 집권한 이후 이탈리아 정부는 성소수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놨다. 멜로니 총리는 전통적인 가족 가치를 중시해온 극우 성향의 정치인이다.


일례로 지난 3월 정부는 밀라노시에 동성애자 커플의 자동적인 부부 등록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 절차가 중단되면 동성애자는 상대방의 생물학적 자녀에 대한 친권을 갖기 위해 수년가량 소요되는 복잡한 입양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성소수자 인권 단체들의 반발이 컸다.


또 지난 6월에는 대리모를 통한 해외 출산을 처벌하는 법안을 추진해 인권 단체와 야당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트랜스젠더 여전히 끔찍한 폭력 겪는다…서로 더 수용해야"

이를 두고 베르사체는 "이탈리아에서 동성 커플의 자녀는 자녀로 간주되지 않는다"며 "트랜스젠더(성전환자)는 여전히 끔찍한 폭력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참석한 이탈리아 좌파 정치인이자 성소수자 옹호자인 알레산드로 찬을 언급하며 "여러분의 목소리는 우리 세상에서 매우 중요하며, 난 여러분이 싸우는 모든 것을 지지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다"고 했다. 베르사체는 자신이 "퀴어(성소수자) 아이콘"으로 불리고 있으며 "매우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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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내 친구들과 내 팀은 인종, 종교, 나이, 성별, 성적 지향이 아니라 창의성, 개방성, 기쁨, 친절에 의해 정의된다"며 "우리가 모두 서로를 더 수용하고 더 이해한다면 얼마나 놀라운 세상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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