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방류 한달… 추석 앞 노량진수산시장 북적북적[르포]
노량진 수산시장 방문차량 6천대→8천대
제수용품 손님 多…활어회는 저녁에 북적
오염수 관련 생각은 손님마다 '제각각'
"좀 더 넣어줘요" "많이 넣었어요, 하하하."
22일 오후 1시 찾은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홍어 손질을 해 포장하던 상인과 파마머리 손님 사이에 잠깐의 실랑이가 오갔다. 손님을 달래던 상인은 그래도 즐거운지 웃어넘겼다. 오염수 방류 소식 전후로 휑했던 노량진 수산시장은 간만에 활기찬 모습이었다. 노부부는 각각 한 손에 노끈이 묶인 스티로폼 박스를 든 채 이쪽저쪽 수족관을 살펴보고 있었다. 중년 여성 상인은 바쁘게 동태포를 썰어 스티로폼 도시락 접시에 담고 있었다. 얼마나 갈았는지 얇아진 칼은 살짝만 스치는데도 동태포를 슥슥 썰어갔다.
22일 오후 2시께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한 상인이 손님에게 건넬 수산물을 포장하고 있다. 그 뒤로는 구매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줄을 서 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상인들은 추석 대목을 맞이하기에 바쁜 모습이었다. 상인 임모씨(57·여) 역시 길쭉한 도마 앞에 의자를 갖다 놓고 앉아 동태포를 썰고 있었다. 양쪽에는 큰 스티로폼 박스가 층층이 쌓여있었다. 임씨는 이날 오전 1시부터 나와 일을 나왔다고 했다. 임씨는 "평소 같으면 오전 2시~3시쯤 출근을 하는데 추석을 앞두고 물량이 많아져서 일찍 출근하고 있다"며 시계를 보더니 "곧 퇴근을 앞두고 있다"고 포를 썰면서 말했다. 수협노량진수산에 따르면 지난 16일 시장을 방문한 차량 대수는 8월 말 들어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달 12일 차량은 5876대가 들어왔지만 같은 달 19일 6255대를 기록하더니 26일 8390대을 찍었다. 매주 토요일마다 집계되는 이 통계는 그 이후부터 지난 16일(8281대)까지 쭉 8000대 이상을 기록했다.
활어회 매장은 추석 전주라 낮 시간대 상황은 조금 달랐다. 바쁜 기색 없이 손님들을 기다리거나 점심 식사를 즐기고 있을 뿐이었다. 가끔 외국인 관광객을 응대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상인들은 추석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는 반응이었다. 상인 김모씨(47·남)는 "추석 전 주는 활어회보다는 제수용품 대목이라고 봐야 한다"며 "우리는 명절 전날이나 당일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활어회 상인 김모씨(52·남) 역시 "명절 당일이나 돼서야 사람들이 좀 많이 온다"고 했다.
다만 금요일인 이날의 저녁 시간은 활어회 매장의 시간이었다. 추석을 앞두고 모임을 위해 찾은 친구, 동료 모임에 오후 6시께 찾은 수산시장의 활어회 매장들은 본격적으로 횟감을 써느라 분주했다. 2층에 있는 한 횟집 매장은 벌써 사람들로 가게가 꽉 찼다. 서류가방을 맨 20~40대가 가장 많았지만 70대까지 연령대는 다양했다. 우혜령씨(69·여)는 "추석 전 친구들과 모임 차 게를 먹으러 나왔다"고 했다.
노량진수산시장은 지난달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손님들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는 모습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옆에는 '수산물 안전 정보'가 담긴 QR코드 현수막을 비치해놨다. 이날 총 28개의 국내·수입산 수산물 품목에 대한 검사가 이뤄졌으며 모두 방사능 검사 적합 결과가 나왔다.
해양수산부와 한국수산회에서 진행하는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도 한몫한 모습이다. 노량진 수산시장은 지난달 31일부터 국내산·원양산 혹은 주재료 70% 이상이 국내산 수산물로 이뤄진 가공품을 2만5000원 이상 구입한 경우 상품권 1만원을, 5만원 이상 구입한 경우 2만원을 환급해주고 있다. 평일 오후 1시부터 시작하는 환급행사를 위해 대기한 줄은 두세 번이 꺾여있을 정도로 길었다. 친구와 함께 오징어, 홍어, 동태포를 샀다는 김이순씨(71·여)는 "40분을 기다려서 환급받았다"며 상품권을 주머니에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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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해산물을 구매하러 온 손님들 사이에서도 오염수와 관련한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남편과 함께 방문해 가자미, 고등어를 구매한 김은자씨(71·여)는 "괜찮다고 하니 믿고 먹고 있다"며 "(오염수 방류 이후에도) 꾸준히 해산물을 사왔다"고 했다. 이어 "그런 것 생각하면 해산물을 못 산다"고 덧붙였다. 김춘자씨(59·여) 역시 "그것(방사능 오염수 방출) 말고도 위험한 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윤순옥씨(67·여)는 "아직은 초기라 지금까지는 괜찮다고 생각해서 먹고는 있다"며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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