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충지 지키기 위해 고도 훈련된 돌고래 투입
의회서 “지뢰 제거에 유기견 이용하자” 제안도

러시아가 최근 흑해함대 방어체계 강화를 위해 훈련된 돌고래를 추가 투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군정보기관인 국방정보국(DI)은 23일(현지시간) 트위터로 일일 보고서를 공유하며 세바스토폴 항구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러시아 점령지인 크림 반도의 세바스토폴은 지난 몇 달간 우크라이나로부터 지속적으로 드론 공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의 병참 기지 역할을 하는 요충지이자 러시아 흑해함대가 주둔하는 흑해 연안 도시인 만큼 러시아군이 이를 지키기 위해 벨루가(흰돌고래)와 물개 등을 이용하고 있다는 주장은 전쟁 초기부터 제기됐다.


지난해 2월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설 무렵 세바스토폴 항구 방파에 인근에 훈련받은 돌고래를 풀어놓은 정황이 위성사진으로 포착된 바 있다.

국방정보국은 “러시아 해군은 2022년 여름부터 세바스토폴의 흑해함대 주요 기지 안보를 대폭 개선하는 작업에 투자를 진행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항구 입구에 최소 4중의 그물망과 울타리를 설치했다며 “최근 몇 주 사이 훈련된 해양 포유류도 추가 투입해서 방어선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방정보국은 “사진을 보면 항구 위에 떠 있는 포유류 울타리가 2배가량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이 울타리에 돌고래가 들어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추정했다. 국방정보국에 따르면 이 돌고래들은 적의 잠수부에 대응하기 위해 항구에 배치됐을 가능성이 크다.


2019년 노르웨이 바다에서 수중 카메라 부착 용도로 추정되는 띠를 맨 채로 발견된 벨루가(흰돌고래). [이미지 출처=AFP 연합뉴스]

2019년 노르웨이 바다에서 수중 카메라 부착 용도로 추정되는 띠를 맨 채로 발견된 벨루가(흰돌고래). [이미지 출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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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군 전문 매체인 네이벌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들어 흑해 연안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잦은 공격을 받았던 러시아는 흑해함대를 지키기 위해 더 많은 돌고래를 동원했다.


네이벌 뉴스는 “러시아군은 전쟁 초기에는 3~4마리로 구성된 돌고래 부대를 운영했지만, 현재 돌고래는 새롭게 투입된 개체를 포함해 6~7마리까지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돌고래들은 목표물(수중폭탄이나 수중드론)을 감지하고 운영자(러시아군)에게 다시 신호를 보내도록 고도로 훈련됐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군사적 목적으로 동물을 이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에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등지에서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에 유기견을 이용하자는 제안이 국회에서 나오기도 했다. 당시 러시아 두마주의 페도트 투무소프 의원은 의회에서 “우리나라에는 개에게 모든 종류의 기술을 가르칠 수 있는 많은 전문가가 있다”면서 “크고 공격적인 개를 훈련시켜 특수군사작전 구역으로 보내면, 부상자를 구출하고 지뢰 제거를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2019년 노르웨이에서는 액션캠을 끼울 수 있는 홀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장비’라고 표시된 띠를 부착한 돌고래가 나타나서, 러시아 해군의 훈련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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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은 오랜 기간 첩보 활동 등 군사적인 목적으로 동물을 활용해왔다. 미국도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해저 지뢰를 제거하는 작업을 돕도록 돌고래를 걸프만에 배치한 바 있다. 또한 독일 역사학자 라이너 푀핑헤게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비둘기는 드론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독일군은 비둘기에 자동 촬영 기능이 있는 초소형 카메라를 장착해 방어 전단 상공으로 날아오르게 하고 전방을 촬영하게 했다. 독일군은 이 사진으로 적 위치를 파악한 후 해당 지점을 포격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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