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잠수정서 '구조 요청' 들렸다…남은 산소는 3일분

음파 수색 작업서 소리 포착
남은 산소량, 길어야 3~4일
항공기·선박 동원해 수색 중

실종된 타이태닉호 관광 잠수정 '타이탄'에서 구조대가 구조를 요청하는 소리가 들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잠수정에는 길어야 3~4일분의 산소만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음파로 실종 잠수정 수색 중…생존자 구조 신호 포착

타이타닉호 탐사 잠수정 '타이탄' [이미지출처=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

미 CNN 방송은 20일(현지시간) 잠수정 수색에 나선 미국 정부의 관련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 군 당국은 음파를 이용해 잠수정을 수색했고, 누군가가 잠수정을 두드리는 소리를 여러 차례 확인했다고 한다. 실종자들이 잠수정을 두드리는 방식으로 구조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당국은 아직 실종된 잠수정의 위치를 찾지 못했다. 해당 잠수정에는 이날 기준 최대 92시간의 산소가 저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잠수정 '타이탄'호는 지난 18일 침몰했다. 타이탄은 가라앉은 타이태닉호를 관광하는 잠수정으로, 심해 관광 전문 기업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에서 운영해 왔다.

대서양 해저 약 4000m 지점에 가라앉은 타이태닉호의 선체를 보고 주변 동식물을 관찰하는 관광 코스로, 요금은 25만달러(약 3억 2000만원)에 달한다. 이번에 실종된 잠수정에는 영국인 억만장자 사업가 겸 탐험가인 해미쉬 하딩도 탑승해 있었다.

미 해안경비대를 포함한 군 당국이 캐나다 당국과 협력, 선박과 항공기를 대규모로 투입해 타이탄호를 수색 중이다. 이와 관련해 미 해안경비대는 "매사추세츠주 케이프 코드에서 동쪽으로 약 1450㎞ 떨어진 곳에서 통신이 두절됐다고 한다"라며 "미국, 캐나다 당국은 공중 및 수상 수색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타이탄 실종 인재였나…"안전 기준 따르지 않았다" 주장

해저 4000m로 가라앉은 타이태닉호의 잔해.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고가 업체 측의 부주의로 인한 '인재'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 매체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18년 해양과학기술학회(MTS) 유인잠수정위원회는 오션게이트 경영진을 향해 "(미흡한 안전 문제로) 잠수정으로 인한 재앙적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 서한을 보냈다.

사측은 타이탄이 위험평가기관의 안전기준을 충족한 것처럼 묘사했다고 한다. 그러나 타이탄은 관련 기관에 평가받은 적이 없었고,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사실을 호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윌 코넨 MTS 위원장은 NYT와 인터뷰에서 "잠수정 업계는 안전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은 채 심해 탐사를 위한 잠수정을 건조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었다"라며 "서한을 보낸 뒤 CEO와 통화했으나 '규제가 혁신을 억압한다'고 반발했다"라고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