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리시아 펠루 APUR 부 디렉터
최민아 LH 수석연구원 인터뷰

편집자주서울시는 최근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5위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한강의 편의성과 매력을 높임으로써 시민 삶의 질을 높이고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관광 명소로 거듭나겠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파리 센강은 대표적인 한강 개발의 롤 모델로 꼽힌다. 이에 아시아경제는 직접 센강 프로젝트 계획을 수립한 파리도시계획연구원(APUR)의 파트리시아 펠루(Patricia Pelloux) 부 디렉터(Deputy Director)와 서면 인터뷰를, 파리8대학에서 건축학 박사 학위를 받은 프랑스 도시계획 전문가로 현재 LH 수석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최민아 박사를 직접 만나 인터뷰했다.

[서울의미래]“센강 매력의 핵심은 ‘접근성’…‘일상공간’으로 거듭나야”
AD
원본보기 아이콘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찾을 수 있도록 강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파트리시아 펠루 APUR 부 디렉터)


“파리 센 강변이 보행자, 휴식, 여가 중심 공간으로 변화되자 시민의 일상생활 공간으로 거듭났고 관광명소로서의 매력도 높아졌다 ”(최민아 LH 수석연구원)

펠루 부 디렉터와 최 박사는 파리 센강이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된 배경으로 센강의 접근성 개선과 도시 연계성 강화를 꼽았다.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향유할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으로 거듭나면서 관광객들로부터 더욱 사랑받게 됐다는 것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파트리시아 펠루(Patricia Pelloux) APUR 부 디렉터(왼쪽)와 최민아 LH 수석연구원.

파트리시아 펠루(Patricia Pelloux) APUR 부 디렉터(왼쪽)와 최민아 LH 수석연구원.

원본보기 아이콘

-파리 센강이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된 이유를 묻고 싶다.

▲최민아 박사: 센강은 과거부터 시민과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장소였다. 그러나 최근 강변으로 접근성을 개선하고, 여가, 휴식의 중심 공간으로 변신하자 더욱 시민과 관광객이 붐비는 장소가 됐다. 이는 강변을 시민 생활의 중심 공간으로 변화시키려는 적극적 정책이 시행됐기 때문이다. 자동차 전용도로로 사용됐던 센 강둑은 보행자 전용 산책로와 여가, 휴식, 문화 공간으로 바뀌면서 강변의 이용 패턴도 크게 달라졌다. 시작은 2002년부터 시행된 ‘파리 플라주(Paris Plages)’다. 한 달 동안 조르주 퐁피두 고속도로를 폐쇄하고 여기에 모래, 야자수, 인공암벽과 공놀이를 할 수 있는 코트를 설치했다. 그러자 파리 시민들은 밖으로 나와 낮 시간대에는 일광욕을 즐기고, 저녁에는 산책하거나 콘서트를 관람했다. 이후 시민을 위한 문화·여가 공간이 됐고, 관광객들도 몰리게 됐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퐁네프 다리가 마주 보이는 센강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APUR]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퐁네프 다리가 마주 보이는 센강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APUR]

원본보기 아이콘

-센강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APUR은 어떤 노력을 했나?

▲펠루 부 디렉터: APUR은 파리시에서 수행한 ‘센 강변 고속도로 개조’ 프로젝트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센 강둑의 고속도로를 보행자 전용 산책로로 변화시킨 게 핵심이다. 2012년 센강 우안의 강변 고속도로를 대로로 바꾼 것을 시작으로, 2016년 순차적으로 보행자 전용 산책로로 바꿨으며, 센강 좌안의 오르세 미술관과 에펠탑 사이 고속도로도 보행자 전용 산책로로 변화시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과거 고속도로로 시민들이 센 강둑에 접근할 수 없었지만, 사람들이 걷고 활용할 수 있는 친수공간이 되면서 새로운 가능성들이 생겨났다. 예컨대 ‘알렉상드르 3세 다리’에 새로운 레스토랑 보트가 계류할 수 있게 됐고, ‘그로스 카일루 선착장’에는 5개의 섬으로 구성된 떠다니는 정원이 설치되는 식이다. 선착장 지역은 음악, 예술 등의 문화 프로그램 및 스포츠 전용트랙, 체조 등 스포츠 이벤트의 본거지가 됐다. 오늘날 솔페리노 선착장, 알렉상드르3세 선착장, 그로스 칼리우 선착장 등 세 곳은 시민과 관광객이 찾는 주요 목적지가 됐다.


-풍부한 문화시설도 센강의 매력으로 꼽힌다. 강 인근에 문화시설 등이 갖춰진 배경은 무엇인가?

▲최민아 박사: 역사적으로 센강은 파리의 발상지다. 센 강변에는 중세부터 근대, 20세기 초반까지의 다양한 문화유산들이 도시의 발전을 따라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이러한 도시 특성을 살려 1981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재임 시절 대규모 문화예술시설을 건축하는 ‘그랑프로제(Grands Projets)’가 시행되면서 현대적인 문화 예술 도시의 성격을 더하게 됐다. 오르세역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오르세 미술관’, 프랑스 국립 도서관인 ‘미테랑 도서관’ 등이 이 무렵 센강 인근에 설립됐다.


중요한 것은 그랑프로제가 단순히 기념비적인 건축물 짓는 것을 넘어 도시공간과 긴밀하게 연결하고 접근성을 높여 매력적인 공간이 되도록 했다는 점이다. 문화시설 등을 건립함과 동시에 사람들이 쉽게 오갈 수 있도록 보행교, 강변 정비, 수영장 및 문화시설 설치 등을 통해 강변으로 도시 공간을 적극적으로 확장했다.


생루이섬과 시테섬이 보이는 파리 센강 전경. [사진제공=APUR]

생루이섬과 시테섬이 보이는 파리 센강 전경. [사진제공=APUR]

원본보기 아이콘

-현재 서울은 한강의 접근성을 높이고 곤돌라, 대관람차(서울링), 제2세종문화회관 등 관광 명소를 늘리는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강 개발에 대해 조언한다면?

▲펠루 부 디렉터: 한강과 센강은 규모, 지리, 역사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파리가 도시와 강을 가로막았던 센 강둑의 고속도로를 '파리 센 강변 공원‘으로 변화시킨 것처럼 도시와 강을 연결하고 용도를 다양화하려는 열망은 한강과의 공통점이다. 파리의 경우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다리, 산책로, 루프탑 등을 조성하고 대중교통의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식이 유효했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한강변을 오가며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곤돌라를 활용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최민아 박사: 센강은 강폭이 좁고 강 주변으로 건축물들이 연속돼 아늑한 공간감을 주지만, 한강은 접근하는데 1시간이 넘는 지역도 산재하며, 드넓은 강폭에 두 개의 간선도로로 연결이 차단돼 센강에 비하면 망망대해의 성격을 지닌다. 그럼에도 파리 센강 유역 정비의 방향성은 서울에 큰 시사점을 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개별적 요소 자체의 성격이 아닌 도입하고자 하는 시설들이 어떤 입지와 공간적 특성 속에 자리하게 되는지, 또 인접한 도시공간을 강변까지 연장해 시민과 긴밀한 연결 관계를 지니도록 프로그램돼 얼마나 매력적인 일상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러한 성격이 충족될 때 관광거점으로의 기능 또한 부수적으로 따라올 것이다. 아울러 도시의 지속가능성과 보행생활권 중심 공간계획이 강조되는 현시점에서 수변공간으로의 접근성을 강화하고 시민들을 위한 여가, 문화 공간을 확충하는 프로그램은 긍정적이다. 한강 지류, 지천으로 연계할 경우 적용 가능성이 보다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AD

파트리시아 펠루(Patricia Pelloux)는 누구? 파리도시계획연구원(APUR)의 부 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파리 센 강둑 프로젝트 매니저를 역임한 후 대도시 연구 책임자로 근무했다. 현재 APUR에서 파리의 센강, 운하 등 주요 경관 유적지, 기후변화 등의 연구를 이끌고 있다. APUR은 1967년 파리시의회에서 설립한 독립된 도시계획 연구기관이다.


최민아 박사는 누구? 파리 8대학교에서 건축학 박사, 파리-라빌레트 국립 고등건축학교에서 건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에서 수석연구원으로 도시계획분야를 연구한다.

[서울의미래]“센강 매력의 핵심은 ‘접근성’…‘일상공간’으로 거듭나야” 원본보기 아이콘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